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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호흡 맞추는 가수 비·공효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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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미혼부 제비족 상두를 맡은 가수 비는 연기 세계에 본격 입문한다. 상대역인 첫사랑 은환역의 공효진 또한 ‘눈물의 여주인공’으로 변신한다. ‘학교’로 상징되는 첫사랑의 순수가 요즘 시청자들에게도 먹힐까.

게다가 상두나 은환에게는 각각 딸의 엄마인 세라(홍수현), 소아과 의사 애인(이동건)이 있는데, 첫사랑을 복원하려는 이들의 도전이 과연 성공할까.

지난달 28일 경남 사천시 삼천포항에서는 한국해양대학교 실습선인 3천5백톤급 '한나라호'선상에서 '상두야… '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공효진과 비를 만나 드라마 안팎에서 이들의 도전에 대해 들었다.

#연기파 배우, 멜로물 도전

"지금까지 맡은 역할 중에 제일 평범한 인물이에요. 근데 제가 맡으니 평범하게 안되겠죠. 원조교제하는 아저씨들을 잡으려고 직접 학생분장을 하고 나서는 교사니까요."

말문을 이렇게 열었지만 사실 공효진(23)이 맡은 은환은 시놉시스에 따르면 '지나가던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게 만드는 아름답고 깜찍한 외모'의 주인공이다. 데뷔작인 영화'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에서 납작가슴 때문에 고민하는 중성적 여고생 연기가 너무 실감났던 덕분일까. 또래 중에 단연 '연기파'로 인정받았지만 여자 연기자라면 누구나 탐내는 멜로물의 주인공역은 좀 천천히 다가왔다.

"'눈사람'이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1단계였다면 '상두야'는 2단계쯤 되겠죠. 3단계는 불치병에 걸려 죽는 여주인공이죠." 농반진반의 설명인데 이 똑소리나는 배우의 출연동기로는 당연히 뭔가가 더 있었다.

"요즘 드라마들은 너무 현실적이어서 징그러울 정도인데, 이 작품은 서정적인 이야기면서도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장면같은 표현수법이 굉장이 신선했어요. '네 멋 대로 해라'때처럼 이거다 하는 느낌이 팍 왔어요. 시청률이 1등이 못되더라도 무게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거든요."

닷새전 맹장수술을 한 사람답지 않게 시종일관 생글생글 웃음을 띤 이 프로배우는 출연작에 대한 주관이 뚜렷했다.

#춤꾼 가수, 스크린 도전

"제비족 연기도, 경상도 사투리도 너무 편했어요. 제가 이런 줄 저도 처음 알았어요." 춤 잘추는 이 신세대 꽃미남 비(21)는 제비족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법했다.

이미 영화'바람의 파이터'로 연기데뷔 의사를 밝힌 뒤로 '가수가 웬 연기?'라는 시선에 시달릴 대로 시달린 터.

그는 현재 제작이 중단된 '바람의 파이터'도 멋진 역할이지만 상두 역시 "어려서부터 그렇게 되보고 싶었던 쿨(cool)한 남자"라고 애정을 한껏 드러냈다.

"진흙탕에 있으나 에베레스트 정상에 있으나 자신감을 잃지 않는 남자죠. 저 자신은 가수가 돼서 산 중턱까지는 왔다고 생각해요. 정상에 가느냐 아니냐는 이제부터죠."

'상두'라는 인물을 마음에 품고는 공부도 시작했다. "솔직히 한자는 잘못읽는데 생전 처음 신문 사회면을 매일같이 봐요. 상두를 연기하려면 그런 걸 알아야 하겠더라구요. 책도 잘 안 읽는데 '불청객'시리즈같은 만화를 보면서 인물 연구도 했어요. 상두 이야기처럼 처음에는 웃기다가도 나중에는 찡한 얘기거든요."

그에게 사투리를 가르쳐주다 열성에 질렸다는 경상도 출신의 매니저는 "한 마디로 독한 놈"이라고 했다.

#호흡이 척척

상대역으로 비를 추천했다는 공효진과 비는 다음날 촬영현장에서도 호흡이 척척 맞는 다정한 모습이었다. "스캔들이요? 요즘은 다들 알던데요. 드라마 홍보 차원 아니냐구요." 둘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사천=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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