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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국선변호인 “손 꼭 잡아드리고 싶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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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길(43·사볍연수원 40기) 서울중앙지법 국선전담변호사(왼쪽)와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박승길(43·사볍연수원 40기) 서울중앙지법 국선전담변호사(왼쪽)와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의 변호를 맡은 박승길(43·사법연수원 40기) 서울중앙지법 국선전담변호사가 “나중이라도 한번 뵙게 되면 따뜻한 마음으로 손을 꼭 잡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박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국선 변호인들이 어떤 생각으로 재판에 임하는지를 밝힌 글에서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직접 뵙지도 못해 조금이라도 그분의 삶을 이해해 보고 싶어서 ‘박근혜 일기’라는 책을 틈틈이 읽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1일 조선일보는 전했다.

박 변호사는 처음 국선 변호인으로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내가 과연 역량이 되는지’에 대해 가장 많은 회의가 들었다며 밀린 숙제를 하듯 관련 신문 기사나 탄핵 심판 변론 동영상을 보며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건을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거의 막차를 타고 퇴근하고 있으며 가족들과 아침에 한 시간 정도 얼굴을 보는 것이 전부”라면서 “사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중요 부분을 발췌해서 보면서 또 전체적으로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선전담변호사로서 피고인들의 정치색이나 삶의 배경에 개의치 않았고 그분들의 목소리를 듣는 최후의 보루이자 방패라는 심정으로 일했다”며 “이 사건을 맡으면서 여러 비난의 목소리가 있지만, 그저 늘 그래왔듯이 피고인에게 집중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속행공판이 재개된 지난 11월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박 전 대통령의 국선 변호인단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조현권, 강철구, 남현우, 김혜영, 박승길 변호사.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속행공판이 재개된 지난 11월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박 전 대통령의 국선 변호인단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조현권, 강철구, 남현우, 김혜영, 박승길 변호사. [연합뉴스]

지난 10월 유영하 변호사 등 박 전 대통령의 사선 변호인단이 총사퇴하면서 재판부는 국선변호인 5명을 선정했다. 박승길 변호사를 비롯해 조현권(62·사법연수원 5기), 남현우(46·34기), 강철구(47·37기), 김혜영(39·여·37기) 변호사다.

박 전 대통령은 그러나 이들 국선변호인의 접견도 거부하고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는 등 사실상 재판 관련 모든 진행 상황을 ‘보이콧’ 하고 있다.

법원 안팎에서는 국선 변호인단의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피고인이 전직 대통령인 만큼 사선 변호인급의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재개된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의 한 지지자는 이들을 향해 “목숨을 내놓고 하세요. 나라를 살리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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