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동'과 한바탕 웃음꽃·울음바다···강릉시립합창단의 창작 뮤지컬 공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강릉시립합창단의 제 91회 정기연주회 창작뮤지컬 ‘길동’이 지난 23일, 24일 해람문화관 대공연장에서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이번 뮤지컬 ‘길동’ 은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을 쓴 창작자 허균의 삶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작가적 상상을 더하여 홍길동이라는 영웅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길동’이란 제목은 홍길동전의 ‘길동’을 의미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 누이 허난설헌이 세상을 떠난 뒤, 그녀의 작품을 모아 허난설헌 집을 내었던 동생 허균의 실제 모습을 통해 남매 이상의 창작자로서의 ‘길동무’를 의미하기도 하며 상상하고 바라는 이들 모두가 서로에게 격려자이자 응원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기존의 홍길동전과 허균과 허초희의 삶을 다룬 수많은 이야기들과 그 접근을 달리 함으로써 신선하다는 평을 받았으며 극의 완성도가 높아 강릉은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이야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마에스트로 박동희 지휘자의 음악적 밸런스와 텐션의 조절은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으며 강릉시립합창단의 환상적인 하모니는 극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잘 표현하여 강릉시립합창단의 수준 높은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는 평과 함께 한국의 정서를 잘 표현하는 각 지역의 아리랑이 그 곳곳에 편곡되어 들어갔는데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잘 배치되어 아리랑을 통해 관객들은 울고, 웃고, 감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안지선 연출가는 새로운 이야기 구성이라는 평에 허균과 허초희라는 인물을 창작자라는 관점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려 애썼으며 음악, 안무, 연기, 영상, 조명 등등의 요소가 서로를 보완하는 요소로 사용 될 수 있게 하는 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밝혔다.

강릉시립합창단의 단원이자 주인공 허균 역할을 맡은 하림은 허균의 작가적 고민과 갈급함을 연기와 노래로 잘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으며 허난설헌으로 분한 소프라노 김원주는 허난설헌의 시로 작곡된 ‘봉숭아 잎 물들이며’를 부를 때, 청초함과 절제된 슬픔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작품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이야기꾼과 길동 역을 맡은 타악기 연주자 고석진은 멀티맨으로 열연하며 대북 및 모듬북 연주는 관객의 열띤 호응을 이끌었다. 그는 현재 서울예술단 소속의 연기자이자 고성오광대 이수자이다. 이와 더불어 작곡가 이연희, 키보디스트 이삼열, 퍼커션 고동현의 연주는 극의 몰입에 큰 기여를 했으며 흥겨운 노래와 어우러지는 조세경의 안무는 극의 재미를 더하는 역할을 하였다.

창작뮤지컬 ‘길동’ 은 세계적인 축제 2018 동계올림픽을 맞이하여 과거와 현재의 대한민국의 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를 선보이고자 기획된 공연다운 모습을 선보이며 1300명이상의 관객 동원과 적극적인 참여는 강릉시립합창단의 앞으로의 행보를 더욱 기대케 한다.

온라인 중앙일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