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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기 투자 전략은…‘증시 더간다’ 전망 유효, 채권 “선별적 투자해야”

중앙일보

입력

한국은행이 30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올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2011년 6월 이후 처음이다. 6년5개월 만에 한국 경제는 처음으로 ‘기준금리 상승 시대’를 맞았다. 이날 금융시장의 반응은 차분했지만 투자자의 고민은 커진다. 6년 넘게 이어온 금리 인하기 때와는 다른 투자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탓이다. 금리 인상기 투자 전략을 전문가에게 물어봤다.

6년5개월만에 도래한 기준금리 상승기 #증시와 채권시장 투자 전략 다르게 #한국 포함 신흥 주식시장 여전히 유효 #금리 인상기 유리한 채권 선별적 투자해야

증시 전망 ‘일단 맑음’

일단 주식 투자자에게 금리 인상은 나쁜 소식이 아니다. 신현호 NH투자증권 상품기획부 부장은 “이번 금리 인상은 단기적으로 보면 불확실성 하나가 해소된다는 의미가 있다”며 “상품 부문에서 안전자산보다는 위험자산 쪽의 매력이 여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부장은 “주식시장 쪽에선 한국을 포함해 선진국 경기에 따라 호조를 보일 신흥국(이머징) 시장을 좋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수출에 의존하는 소규모 개방 경제다. 전 세계 수출 경기가 한국 경제의 ‘온도’를 좌우한다. ‘세계의 큰 손’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경기 전망은 밝은 편이다. 안팎에서 들려오는 신호는 나쁘지 않다. 진용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4.1%로 완전 고용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가계의 소비에 영향을 주는 주택시장과 주식시장은 긍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진 연구원은 “이제까지 억눌려있던 소비가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상대적으로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최근 모건스탠리 보고서로 인한 ‘삼성전자 쇼크’가 화제가 됐지만 전반적으로 대형주와 수출주 중심의 주식 투자 전망은 아직 ‘맑음’ 쪽이다.

채권 ‘선별적 투자’ 필수

증시는 전반적으로 좋겠지만 채권시장에선 ‘선별적 투자’가 필수다. 한은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놨다. 내년 1~3차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비가 필요하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따라 시장금리가 올라가면 채권 수익률 악화(채권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 특히 장기채를 중심으로 수익률이 악화할 공산이 크다. 만기가 긴 회사채, 국고채 관련 상품에 투자했다면 ‘비중 축소’를 고려하는 게 좋다.

그렇다고 채권 부문 투자 자체를 기피할 필요는 없다. 금리 상승기가 오히려 유리한 채권 상품을 눈여겨보면 된다. 김주형 유안타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은 “시장금리는 상승 기조라고 봐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물가에 따라 수익률이 올라가는 물가 연동 채권, 은행 예대 마진(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시니어론(뱅크론)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적정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대신 물가 연동 상품은 소비자물가 추이를 보고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게 좋다. 경기는 좋고, 주가도 오르는데 물가는 낮은 현 상황이 언제 끝날지 아직 판단하긴 이른 탓이다.

신현호 부장 역시 선별적 채권 투자 대상으로 하이일드 상품, 코코본드를 꼽았다. 신용도가 낮고 위험도 크지만 수익률 역시 높은 채권 상품이다. 신 부장은 “금리가 올라간다는 건 그만큼 기업 경기도 호조를 보인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하이일드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조현숙·이승호 기자 newear@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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