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군사위주 기초과학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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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국이 동구권 일부국가와의 경제교류가 가능해짐에 따라 동구의 산업수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는 이미 소련을 포함한 일부 동구권의 기술을 도입, 독점적인 시장을 확보해 짬잘한 재미를 보는 회사들이 있어 화제다.
지난해 체코의 테스라사와 손잡은 모험기업 세네텍사는 단백질 등 유기물질을 분리·정체하는 화학공정을 도입, 연 1억달러의 미국 내 시장을 확보했다.
또 다이버스피드데크사는 척추이식·두개골 교정 등에 쓰이는 의료용 플래스틱 제조기술을 86년 소련으로부터 허가 받아 16억달러의 시장으로 성장시켰다.
체코의 벨림사는 미 제약회사에 백신용 추잉검 생산기술을 양도했다.
「세백」이란 이 추잉검은 감기 초기증세에 효과가 있는 제품으로 동구에서는 몇 년 전부터 시장에 나오고 있던 것. 서방에서는 91년에 상품화될 예정인데 6억달러 규모의 판매가 기대된다.
이처럼 철의 장막 건너편의 기술이 넘어오는 것은 양쪽에 모두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주로 군사·전략연구의 부산물로 나오게되는 동구기술은 실험실 수준의 기초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서구는 산업화기술이 앞서 제품으로 내놓는데는 뛰어나다. 또 공산세계의 기술이 서구에는 잘 알려지지 않아 제품화에 성공하면 독점시장을 가질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다이버스피드테크사의 재정간부인「웨인스톡」씨는『우연히 소련의 기술논문집을 훑어보다가 그 플래스틱을 알게된 후 다양한 용도를 개발, 상품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동구권도 잇점은 많다. 세네텍사의 합작회사인 테섹사(체코)「에엘링」부사장은『서구와의 합작은 우리가 들어갈 수 없는 시장을 열어 주었다. 우리는 동구제품을 서방 각국에 팔수 있었고 또 서구의 생명공학제품을 코메콘(동유럽 경제상호 원조회의)에 공급하게됐다』고 말했다.
제품뿐 아니라 기초기술도 판매되고 있다.
미플라즈마퓨존사는 체코의 플라즈마 생성기술을 이전 받아 독성 폐기물소각, 세라믹 형성 등 다양한 용도를 찾고있다.【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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