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판표' 개명 소동…洪 대표, '이주영 권유설'에 발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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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에서 때 아닌 '개명사(史)' 논란이 일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자신의 이름을 개명한 배경과 관련해 최근 '이주영 의원 권유설'이 나오자 "적절치 않은 처사"라며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홍 대표가 청주지검 초임 검사였던 시절, 이 의원은 청주지법 형사단독판사로 서로 인연을 맺었다. 당시 홍 대표의 이름은 '홍판(判)표'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주영 의원. [중앙포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주영 의원. [중앙포토]

홍 대표는 28일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어느 분이 자기가 내 이름을 개명해줬다고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처사"라며 페이스북을 통해 '이주영 개명 권유설'을 반박했다.

그는 "내 개명 절차에 대해 하도 헛소문이 많아 해명한다"며 "청주지검 초임검사 때 청주지법원장을 하시던 윤영오 법원장님이 밀양분이신데 내 고향이 밀양에 인접한 창녕이기 때문에 서로 친하게 지냈다. 어느 날 둘이서 같이 저녁을 먹다가 법원장님께서 판사도 아닌데 이름 중간자가 판자로 되어 있는 것은 맞지 않다고 하시면서 개명을 하라고 하셨다"고 상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홍 대표는 "(개명을 하기로 하고) 청주에 있는 검찰청 소년 선도위원인 역술가 류화수님으로부터 중간 이름을 '판'자와 뜻이 똑같은 '준'자로 바꾸기로 하고 그날 바로 법원장님이 서류재판으로 결정을 해주어 개명됐다"며 "개명 절차는 판사가 아닌 법원장 소관으로 그 당시 개명은 어려웠지만, 윤영오 법원장님이 권유하여 수월하게 할 수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다.

홍 대표의 개명을 놓고 느닷없는 진실 공방이 벌어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 후보로 나선 이주영 의원이 친박 또는 친홍도 아닌 이른바 '중립지대'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홍 대표가 정치권 일각에서 도는 '이주영 의원 권유설'에 발끈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군은 이주영(5선)·나경원·유기준·조경태·한선교·홍문종(이상 4선)·김성태(3선) 의원 등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홍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이 의원은 "이야기를 안 하는 게 맞다"며 "대응하지 않겠다"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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