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국어영역에 EBS 교재와 다른 제시문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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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연계교재인 EBS 『2018학년도 수능완성 국어』(위)와 23일 수능 국어영역 제시문(아래)에 다른 문구가 나왔다.

수능연계교재인 EBS 『2018학년도 수능완성 국어』(위)와 23일 수능 국어영역 제시문(아래)에 다른 문구가 나왔다.

23일 치러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영역 문제에 나온 시어가 EBS 연계교재 내용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 있는 수능 이의신청 게시판엔 “국어영역에 출제된 이정환의 연시조 ‘비가’ 1수의 종장에 오자가 있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정환의『송암유고』에 실린 작품인 ‘비가’는 국어영역 33~37번 문제의 제시문으로 나왔다.

이 제시문의 마지막 구절은 ‘반갑다 학가선객(鶴駕仙客)을 친히 뵌 듯하여라’로 끝난다. 하지만 올해 수능ㆍEBS 연계교재였던 『2018학년도 수능완성 국어』엔 ‘학가선객’이 아닌 ‘학가선용(鶴駕仙容)’이라고 나온다. ‘학가선용’은 병자호란 뒤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간 소현세자를 뜻한다.

이 같은 이의를 제기한 사람은 최규백 강한국어스쿨 대표강사다. 최씨는 경향신문에 “송암유고를 주제로 한 박사논문에서도 학가선객이라는 표현은 쓰이지 않는다”며 “학생들이 공부한 연계교재 내용을 바꾸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씨는 “학생들이 문제를 푸는 데 지장은 없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평가원은 2012년 발간된 『고시조 대전』을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평가원 관계자는 “송암유고 원본을 확인할 수는 없는 상태”라며 “다만 『고시조 대전』은 한국연구재단이 주도해서 만든 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조 자료집이다”고 설명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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