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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 체력검정 확 바꾼다…타이어 뒤집기, 마네킹 끌기를 잘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 육군의 새 체력검정인 SRT의 마네킹 끌기 종목. 실제 전투에서 부상병을 옮기는 상황을 가정해 만들어졌다. [사진 아미타임스]

미 육군의 새 체력검정인 SRT의 마네킹 끌기 종목. 실제 전투에서 부상병을 옮기는 상황을 가정해 만들어졌다. [사진 아미타임스]

지난 2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육군 기지인 포트 브래그에선 제264전투공병중대원들이 체력검정에 한창이었다. 그런데 이들은 체육복 차림이 아니라 군복에 방탄조끼까지 입었다. 그런 상태에서 무거운 타이어를 뒤집고 있었다. 모래주머니를 들어올리는 사람도 있었다. 다른 한편에선 마네킹을 끌고 있었다.

미 육군 전력사령부가 올해 내놓은 새 체력검정인 ‘병사 즉응성 테스트(SolSRT)’를 받고 있는 모습이었다고 미국의 군사 전문매체인 아미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전력사령부는 전 세계 각지에 주둔한 미 육군에 병력과 물자를 공급하는 역할을 부대다.

미 육군은 지금까지 팔굽혀펴기(push-up), 윗몸일으키기(sit-up), 2마일(3.6㎞) 달리기 등 3종목으로 이뤄진 체력검정(PFT)을 운영했다. 각 종목은 성별과 나이를 고려해 기록을 점수로 환산한다. 매년 미 육군의 모든 장병은 PFT를 치른 뒤 일정 점수 이상을 받아야 한다. 불합격하면 다시 재검정을 보며, 계속 떨어질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다.

한국 육군도 미군의 PFT를 참조해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3㎞ 달리기 등 체력검정을 한다.

그런데 PFT가 실전과 별 상관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들 종목은 지구력과 근력만을 측정하는데, 미군이 아프가니스탄ㆍ이라크전을 겪으면서 더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체력 외 정신력, 영양섭취 등을 종합적으로 잴 수 있는 기준이 필요했다. 그래서 나온 게 SRT다.

SRT는 모두 6개 종목으로 이뤄졌다.

①100㎏ 타이어 6번 뒤집기

②T 모양의 선을 왕복하는 민첩성 테스트

③108㎏ 마네킹 15m 끌기

④18㎏ 모래주머니 쌓기

⑤18㎏ 모래주머니를 2m 높이 장벽 너머로 던지기

⑥2.4㎞ 험지 달리기

부상자를 후송하거나 펑크난 타이어를 교체하고, 진지를 구축하는 등 실제 전투 상황을 재연한 종목이 대부분이다. 종목과 세부적 기준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SRT를 받은 장병들의 의견을 참조해 고칠 예정이라고 한다.

미 육군의 새 체력검정인 SRT의 타이어 뒤집기 종목. [사진 아미타임스]

미 육군의 새 체력검정인 SRT의 타이어 뒤집기 종목. [사진 아미타임스]

참가자들은 모두 군복과 방탄조끼 차림이어야 하며, 모든 종목을 23분 안에 끝내야 한다. PFT와 달리 SRT는 폭발력, 민첩성, 지구력, 근력 등 다양한 능력을 측정할 수 있다.

미 육군은 당분간 PFT와 SRT를 함께 운용하면서 서서히 PFT를 SRT로 대체할 방침이다.

미 육군은 지난 2012년 윗몸일으키기가 허리에 부담을 줘 디스크나 요통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에 따라 한 해 동안 모두 1만 명을 대상으로 윗몸일으키기를 뺀 PFT를 진행했다. 그러나 아예 새로운 체력검정 방법을 만드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미 육군은 최근까지 SRT를 개발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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