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 "우승 라인 읽어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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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위가 2번 홀에서 퍼팅 라인을 살피고 있다. [하와이=연합뉴스]

1번 홀(파5.509야드). 미셸 위(17.한국이름 위성미)가 티샷한 공은 페어웨이를 벗어나 카트 도로에 떨어졌다.

"경기위원을 불러 주세요."

지난해 10월 프로데뷔전이었던 LPGA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드롭 위치를 잘못 정해 실격당했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였다. 경기위원의 허락을 받고 공을 드롭한 미셸 위는 5번 우드로 그린 왼쪽에 공을 떨어뜨린 뒤 3m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2006년 LPGA투어에 첫선을 보인 미셸 위가 산뜻하게 출발했다. 24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의 코올리나 골프장에서 개막한 필즈 오픈 1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쳐 모건 프리셀.나탈리 걸비스.크리스티 커(이상 미국), 한희원(휠라코리아) 등 8명의 선수와 함께 공동 5위에 올랐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8언더파를 몰아쳐 단독선두에 나섰고, 신인 이선화(CJ)와 웬디 워드(미국)가 7언더파로 공동 2위였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통 검은 색으로 차려입은 미셸 위는 전반 9홀에서 버디를 4개 잡아내고 보기는 1개에 그쳤다. 후반 들어선 보기 없이 버디만 2개를 추가했다. 대회 장소가 홈코스나 다름없기 때문인지 2 ~ 3m 거리의 퍼트를 쏙쏙 집어넣었다.

이틀 전 발표된 여자프로골프 세계랭킹에서 3위에 오른 미셸 위는 "내가 3위에 올랐다니 정말 기분이 좋다. 1번 홀에선 지난해 실격당했던 일이 생각났지만 버디를 잡아내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 "5월에 한국에서 열리는 남자 대회에 출전하게 돼 벌써 마음이 설렌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골프스타 미야자토 아이도 4언더파를 치며 무난하게 출발했다. 장정 등과 함께 공동 14위다. 개막전인 SBS오픈에서 우승했던 김주미(하이트)도 정일미(기가골프).김미현(KTF).송아리(하이마트) 등과 함께 3언더파를 쳐 공동 20위에 올랐다. 쾌청한 날씨 속에 바람도 잔잔해 132명의 출전선수 가운데 절반 정도인 62명이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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