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계파 묶어 '탕평 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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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오른쪽)이 24일 의원총회에서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김춘진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24일 남은 당직 인선을 마무리 지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졌던 후보 간 갈등을 해소하고, 지방선거 올인을 위해 당내 계파들을 묶어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그래서 당내에선 정 의장이 탕평을 택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우선 지방선거 전략을 짜내야 하는 핵심 당직인 전략기획위원장에 이광재 의원을 앉혔다. 원내부대표는 맡았었지만 중앙 당직을 맡기는 처음이다. 이 의원은 지난 경선 때 정동영 후보와 호의적 관계를 유지하던 김혁규 후보를 지지했지만 친 정동영계는 아니다. 그는 경선과정에서 "정동영 후보도, 김근태 후보도 아닌 중도 구역에 다수 의원이 있다"고 말해왔다. 그런 이 의원을 전략기획위원장에 앉힌 데는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다. 정 의장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친노 직계 의원들의 지원을 끌어내겠다는 의도다. 당청 간 소통을 강조해온 정 의장으로선 청와대와의 채널도 고려했다는 게 참모들의 설명이다.

김근태 최고위원 측 사람들도 다수 기용됐다. 김 최고위원의 선대위원장이었던 이호웅 의원이 공직후보자 재심위원장에 임명됐다.

유인태 의원(자문위원장).원혜영 의원(윤리위원장)도 상대적으론 김 최고위원에 가깝다.

이 밖에 '40대 기수론'을 꺼냈다가 낙마한 김부겸(홍보기획위원장).이종걸(교육연수위원장) 의원도 포진시켰다. 당내 젊은층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차원이다.

그러나 이런 인선내용에 대해 김근태 최고위원 측은 여전히 비판적이다. 김 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전형적인 모양새 갖추기용 인사"라며 "박명광 의원을 비서실장에 임명하는 등 비서실을 핵심 측근들로 채운 것은 물론 지방조직까지 의장 쪽 사람들이 접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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