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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고용의 역설...파리바게뜨 제빵사 "직고용 최선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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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근무하는 제빵사들의 모습. [중앙포토]

서울 시내 한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근무하는 제빵사들의 모습. [중앙포토]

파리바게뜨 제빵사 직접고용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대구 지역 제빵사 30명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본사 직접고용만이 최선의 해결책은 아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28일 고용부가 제빵사 5309명을 직접 고용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린 이에 반대하는 제빵사의 입장 표명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명에 참여한 제빵사는 대구 지역 인력 파견업체인 도원 소속이다.

제빵사들은 직접고용 반대 이유에 대해 “직접 고용되면 본사의 지시가 늘어 업무 강도와 업무량이 지금보다 늘어날 것”이라며 “본사 지시가 없다면 새로 추진하는 상생 기업(3자 회사)도 좋은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직접고용으로 오히려 고용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이들은 “가맹점주가 직접 빵을 굽겠다고 하면 제빵사가 줄어들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며 “고용부는 직접고용 명령만 내릴 뿐 그것이 정규직이 되든 6개월 계약직이 되든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의 처지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미래지향적으로 고민하고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성명을 주도한 왕선민씨는 “도원 소속 600~700명의 제빵사 중 70~80%는 상생 기업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며 “직접고용 논란 후 매장 매출은 갈수록 떨어져 가맹점주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어떤 방식으로든 빨리 결정이 나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7일 파리바게뜨가 정부를 상대로 직접고용 시정지시 처분 취소소송을 낸 것과 관련해 시정명령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오는 22일 심리를 거쳐 이달 중 시정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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