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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의 날 … 이봉주 "컨디션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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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나를 수십만㎞를 달린 폐차 직전의 구형차라고 놀린다. 그러나 나는 서른을 넘기면서 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이봉주(33.삼성전자.사진)가 30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파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라톤에 출전한다. 그의 생애 31번째 완주 도전이다.

파리 인근 공원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는 이봉주는 29일 "컨디션이 좋다. 마지막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인만큼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봉주의 최종 목표는 세계선수권이 아니고 내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이다. 이번 대회 10위 이내 선수에게 주는 올림픽 티켓을 따는 것이 1차 목표다.

자신감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대회는 올시즌 마라톤 랭킹 10위 중 7명이 출전한다. 불참선수 3명은 모두 케냐 선수들로, 마라톤 강국 케냐는 이들 대신 우승 가능성이 더 큰 선수들을 출전시켰다.

코스는 파리시청을 출발, 오페라 하우스~콩코드 광장~샹젤리제 거리~개선문~에펠탑 등을 거쳐 생드니 스타디움으로 골인하는 이른바 '파리 관광코스'다.

세계선수권대회는 기록보다는 순위경쟁 위주며 코스 상당 부분이 로마시대에 울퉁불퉁한 돌로 깔아 놓은 '로만 로드'여서 좋은 기록이 나오기는 어렵다.

한국에서는 이봉주 외에도 지영준(22.코오롱), 재기를 노리는 김이용(30.구미시청), 기대주 이명승(24.삼성전자)이 출전한다.

다크호스 지영준은 최근 기록이 급상승하고 있는데다 이봉주에 대한 라이벌 의식이 강해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그러나 31일 여자마라톤에 출전하는 북한 함봉실은 무릎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9일 벌어진 여자 2백m 결승에서 1백m 우승자 켈리 화이트(27.미국)가 올시즌 최고기록인 22초05로 우승, 최고 여자 스프린터의 자리를 확고히 했다. 세계선수권에서 여자 1백m와 2백m를 동시 제패한 것은 1991년 카트린 크라베(독일) 이후 12년 만이다.

아나스타샤 카파친스카야(러시아.22초38), 토리 에드워즈(미국.22초47)가 2, 3위를 차지했고, 프랑스가 자랑하는 '육상계 쿠르니코바' 뮤리엘 유르티스는 22초59로 4위에 그쳤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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