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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폐강요는 있을 수 없는 일 강민창씨|거짓 부검소견서 부탁 안해 박창원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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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강민창씨 (전 치안본부장)=부검을 하지 않겠다는 박군가족을 설득, 제3의 공정한 병원에서 부검을 하는 등 후속조치를 떳떳하게 했는데 왜 그런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처음엔 내가 쇼크사로 보고 받아 진상을 몰랐으나 부검결과가 나온 뒤부터는 자체수사를 시켜 구속시키는 등 구체적인 모든 조치를 하고 물러나왔다.
당시 황적준 박사를 내가 직접 만난 일은 없으며 부검결과를 설명하러 와 본부장 부속실 등에서 간부들과 얘기를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은폐강요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목욕 값으로 과학수사연구소 간부에게 돈을 준 것은 고생한 부하들에게 하는 의례적인 일로 액수도 1백 만원에 휠씬 못 미쳤다고 생각된다.
「당신 은혜는 잊지 않겠다」는 말은 절대로 한 일이 없다.
◇박처원씨 (전5차장)=당시 부검현장에 과학수사연구소 의사 4명, 한양대 병원의사 1명, 담당검사, 가족이 입회했고 일일이 사진촬영까지 하지 않았는가. 또 황박사 본인이 치안본부특수대의 조사과정에서 사인을 사실대로 진술했다.
차장들은 「큰일났다」 「방법이 없겠느냐」며 걱정했을 뿐 은폐시도는 없었다. 국민학생도 아니고 경찰수뇌부가 그럴 수 있는가. 또 부검도 내가 나서서 주장한 것이다.
부검직전인 15일하오 강민창 본부장이 사인에 대해「책상을 닥 치니 억하고 죽었다」 고 발표했는데 그날 밤 부검결과 경부압박질식사로 나와 강 본부장이 당황한 것만은 사실이다. 그래서 본부장에게 부검결과를 설명해 주기 위해 내가 황박사를 본부장실로 「안내」 했을 뿐이다. 당시 사실이 다 밝혀졌는데 왜 이제 와서 다시 문제삼는지 모르겠다.
박군 사건발생직후와 은폐사건 발생직후 등 두 차례 도의적 책임을 느껴 사표를 냈으나 수리되지 않았다. 또 아직 재판도 최종결론이 나지 않았다. 2, 3심에서도 사실대로 말하겠다.
◇이영창씨 (전 치안본부장)=사건발생 당시 서울 시경국장으로 급박한 시국상황에 매달려 사건을 미리 알 수 없었다.
사건 책임을 지고 강민창 본부장이 물러난 뒤 후임치안본부장으로 갔을 때(1월21일) 는 이미 사건이 검찰에 넘겨져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었으며 박처원 치안본부 5차장에게서도 보고 받은 사실이 없었다.
박종철군 사건을 안 것은 서울시경국장 재직시 신문·방송보도를 통해 알았을 뿐이다. 악몽 같은 사건을 되씹기조차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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