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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한국에서 보고 받았다는 군사옵션은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미8군 사령부에서 브리핑을 받고 있다. 왼쪽부터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 김병주 연합사 부사령관, 빈세트 브룩스 연합사령관, 트럼프 대통령, 정경두 합참의장,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 이철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미8군 사령부에서 브리핑을 받고 있다. 왼쪽부터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 김병주 연합사 부사령관, 빈세트 브룩스 연합사령관, 트럼프 대통령, 정경두 합참의장,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 이철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12일간 아시아 순방 성과를 미국민에게 보고하는 자리에서 “한국을 방문할 때 캠프 험프리스에서 미국·한국군 지휘부와 함께 군사옵션과 북한의 도발이나 공격적 행위에 대응하는 태세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의 뒤틀린 독재자가 전 세계를 포로로 잡고 핵 협박을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한국에서 받았다는 군사 옵션은 뭘까.

그가 말한 군사옵션 보고는 방한 첫날인 지난 7일 오후 1시 50분쯤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내 미8군 사령부에서의 브리핑을 뜻한다. 이날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브리핑을 주관했다. 이 자리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있었다. 한국군에선 정경두 합동참모의장, 김병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참석했다.

보고를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2시 15분쯤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뒤 서울로 이동했다. 보고 시간은 25분 남짓이라는 뜻이다.

지난 7일 캠프 험프리스에서 브리핑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지난 7일 캠프 험프리스에서 브리핑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신원식 전 합참 차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들었다는 군사옵션이 북한에 대한 예방타격 등 민감한 내용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신 전 차장은 “25분은 민감한 내용을 보고하기엔 너무 짧고, 진짜 중요한 것이라면 백악관 지하벙커와 같은 곳에서 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일각에선 미국이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시설을 예방타격한다면 주한미군보다는 일본 본토·오키나와·괌 등에 배치된 전력을 사용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예상한다. 주한미군의 전력은 대개 북한이 전면전을 일으킬 경우 한국을 방어하는 것 위주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또 한국 정부가 미국의 군사옵션 사용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 전력이 투입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캠프 험프리스에서의 군사옵션 보고 발언을 두고 “트럼프 특유의 과장법”(신원식 전 차장)이란 평가가 들리는 이유다. 그래서 캠프 험프리스에서 받았다는 군사옵션은 “북한이 공격할 경우 한국을 방어할 준비가 다 갖춰졌다”며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오늘밤이라도 싸울 수 있다)’는 주한미군 구호를 설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정부 소식통은 “미국 합참은 북한을 공습하는 방안을 포함한 다양한 군사옵션 시나리오를 다 짜놨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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