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를 사수하라" …수능 문답지보관소 경계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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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서울의 한 교육지원청 지하 1층은 정적이 흘렀다.

경찰 4명 2교대, "일주일 고생 하자" #교육지원청 주변, 경찰 차량이 순찰 #"교육청과 핫라인 구축해 비상 대비"

'통제구역'이란 스티커가 붙은 회색 철문은 자물쇠로 굳게 닫혀있었다. 그 앞을 형광색 조끼를 입은 경찰 2명과 사설 보안업체 요원 1명이 지키고 있었다.

경찰은 이곳을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출입시간'과 이름·직업을 적도록 했다. 업체 요원은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보이는 철문 안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문답지를 지켜봤다.

이곳을 지키는 한 경찰관은 "하루에 경찰 4명(2인1조)이 12시간씩 교대로 문답지를 지킨다"고 말했다. 이곳에 있던 다른 상관은 "사상 초유의 사태인데 일주일 동안 고생하는 것을 감수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16일 예정됐던 수능이 일주일 연기되자 경찰도 수능 문답지 지키기에 비상이 걸렸다.

경찰은 전국에 있는 문답지 보관소 85곳에 경찰 4명(2인1조)씩을 투입하기로 했다. 출제본부·인쇄본부엔 8명(4인1조)이 투입된다.

보관소가 있는 교육지원청 주변 경계도 삼엄했다. 청사 주변을 도는 경찰 차량을 종종 볼 수 있었다. 경찰은 보관소 관할 지구대(파출소)에 2시간 간격으로 보관소 주변 순찰을 지시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보관소 관할서에는 타격대와 형사기동대 등이 출동 준비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경찰 관계자는 "교육청과도 핫라인을 구축해 비상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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