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사계절 드라마 완결 '봄의 왈츠' 들고 온 윤석호 PD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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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3월 6일 첫 방송(KBS-2TV)을 앞둔 윤 감독은 봄 기운을 느낀 처녀 같은 상기된 표정으로 "많은 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정말 잘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며 계절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에 대한 부담과 기대를 털어놓았다. "전작보다 더 좋은 맛을 기대하고 있는 시청자들의 입맛을 어떻게 맞출까 고민했습니다. 전작에서 추구했던 가치(자연을 배경으로 한 순수한 사랑)를 이어가면서 더 좋은 맛을 내야 한다고 자기 최면을 걸고 있습니다."

윤석호 감독(中)이 다니엘 헤니·한효주·이소연·서도영(왼쪽부터) 등.‘봄의 왈츠’ 출연 배우들과 포즈를 취했다. 윤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20여년 드라마 연출 생활의 대미를 장식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뉴시스]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추기보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인정해 주는 사람들과 계속 소통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은 오랜 고민 끝에 나온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번 드라마는 어린 시절 남해안의 섬마을에서 함께 자란 소년과 소녀가 어른이 돼 오스트리아에서 다시 만나 마음에 입은 상처를 사랑으로 치유해 간다는 줄거리다.

윤 감독은 전작들처럼 아름답고 순수한 이야기가 외국에서 '먹힌다'고 판단, 그 기조를 그대로 밀어붙이기로 했다.

"'대장금''겨울연가'의 성공에서 보듯 건강하고 부드러운 드라마가 해외에서 성공합니다. 요즘 드라마는 템포가 빠르고 자극적인데 그게 능사는 아닙니다. 저까지 시류에 영합하는 드라마를 만들 필요는 없겠죠."

이번 드라마에서 오스트리아와 남도의 섬을 오가며 아름다운 영상을 많이 담은 것은 다분히 한류를 겨냥한 설정이다. 영화용 HD 카메라로 찍어 해상도와 채도가 높은 영상을 만든 것도 전작들과는 다른 점이다. '봄의 왈츠'는 일본.대만.홍콩 등 8개국에 이미 사전 판매됐다. 신인 작가와 배우를 기용한 것은 자칫 타성에 젖을 수 있는 작품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 장치라고 윤 감독은 설명했다. "스타 배우에 의존하기보다 참신함과 가능성 있는 신인을 발굴하는 것이 나 자신에게도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배용준.원빈도 처음부터 톱스타가 아니었듯 이번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면 계절 시리즈 마무리에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경력은 짧지만 눈빛이 살아 있고 독특한 이미지가 있다'(서도영), '전작의 여주인공들과는 달리 명랑하고 건강한 이미지가 있다'(한효주)라는 그의 평가에서 주연을 맡은 두 신인에 대한 기대감이 잔뜩 묻어났다. '봄의 왈츠'를 통해 20여 년의 드라마 연출생활의 대미를 장식하고, 영화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윤 감독. 예상 시청률에 대한 질문에 그는 "그저 창피하지만 않을 정도면 되지 않을까요. 내가 하고픈 얘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라며 특유의 넉넉해 보이는 웃음을 터뜨렸다.

정현목 기자

"딱! 엄마죠"

김해숙씨 4편서 모두 어머니 역

중견배우 김해숙(51.사진)을 빼놓고 윤석호 감독의 계절 시리즈를 논할 수 없다. 네 작품에 모두 출연했기 때문이다. '가을동화'에서는 은서(송혜교)의 어머니로, '겨울연가'에서는 유진(최지우)의 어머니로, '여름향기'에서는 민우(송승헌)의 어머니로 열연했다. 이번 '봄의 왈츠'에서는 은영(한효주)의 어머니 역을 맡았다. 영화 '우리 형'에서도 원빈의 어머니로 출연한, 가위 '한류 스타의 어머니'다.

윤 감독이 김씨를 고정출연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계절 시리즈를 관통해 작품 이미지를 잘 표현해 주는 배우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윤 감독은 "계절 시리즈의 주요 모티프인 가족애와 모성애에 김해숙이란 배우가 적역"이라며 "실제 촬영장에서도 김씨는 후배들을 자녀처럼 잘 보살펴 주고 분위기를 리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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