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내가 남친 등쳐먹는 여자라고?

중앙일보

입력

 ▼내가 남친 등쳐먹는 여자라고?▼

 저한텐 5년 가까이 된 동거하는 연하남친이 있습니다

남친이 거의 8개월을 백수로 지냈다가
일 시작한지 두달이 돼가요

백수였던 8개월 동안 식대며 생필품
전부 제가 사며 지냈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고
원래 있는 사람이 내는 마인드라
별로 불만 없이 살았어요

게다가 지금은 저 또한 원래 하던 일을 잠시 쉬고 있고
남친도 불만없이 제가 했던 그대로 사고 있고요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합니다

남친이 일을 시작하고부터 한달에 한번꼴로
고교 동창 친구를 만나는데 그게 어제였어요

전 집에서 놀다가 남친이 집 근처라길래
편의점에서 살 것도 있고 마중 겸 밖에 나갔습니다

남친만 있을 줄 알았는데 그 친구가 같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 친구가 절 보자마자 대뜸 얘기하더군요

“누나 언제까지 놀 거야~ 아무리 그래도 3년 동안 일 안 하는 건 심했다
○○이가 누나 진짜 좋아하나봐”

제가 뭐냐는 표정으로 남친 얼굴을 봤더니
어색하게 웃더라고요

친구 보내고 집 가며 얘기하는데 대뜸 화내는 어조로
반응이 그러면 자기 체면이 뭐가 되냡니다

-뭔말인데 그건 또
-아니... 누나가 그렇게 어이없단 표정을 지으면
 걔가 뭐라고 생각하겠어

-그 말 자체가 어이가 없는데 거기서 무슨 표정을 지어 그럼?
-...

-걔한테 내가 3년동안 니 등골 빼먹으면서 살았다고 했어?

-아 그냥 누나 뭐하며 지내냐길래...

-그래서 날 니 등골 빼먹는 애로 지어서 말했다고?

-아니 내가 그랬다쳐도 누난 그게 억울해?

-???

-남친 기 한번 살려주는 게 그렇게 어려워? 솔직히 남들 보기에
내가 몇 달씩 여자한테 기생하며 살았다는 것보다
여자가 남자한테 기생하는 게 더 거부감 안 들고 그러려니 하잖아

이 말 듣고 길 한복판에서 엄청 싸웠고
걔도 화났는지 여태 연락이 없습니다

일단 헤어지긴 할 건데 백수로 사는 동안 친구 한번 안 만나고
집에만 박혀있던 애가 저런 말을 하니 제가 이상한 건지
별 생각이 다 들어 혼란스럽네요

-바로 ‘뭔소리야 8개월간 백수인 놈 먹여 살린게 난데?’라고 말 했어야지
-오죽 못났으면 자기 기가 안 살아서 여친 팔아 기 세우나

-본인이 화를 왜 내 화가 나는건 여자분인데...아오 진짜ㅋㅋ

네티즌은 대체로 남친의 행동이 어이없다는 반응입니다

자기 체면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깎아내린 남자친구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획: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제작:  김수현 인턴 kim.suhye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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