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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아시아 떠난 직후, 트랙터 타고 나타난 김정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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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아시아 떠나자 모습 드러낸 김정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평안남도 강서군에 있는 금성 트랙터공장을 시찰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자력갱생의 혁명 정신을 높이 발휘하여 당이 맡겨준 새형(신형)의 뜨락또르(트랙터)생산과제를 빛나게 수행한 금성뜨락또르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금성트랙터 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북한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이 공장에서 생산한 트랙터를 시운전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금성트랙터 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북한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이 공장에서 생산한 트랙터를 시운전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금성트랙터 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북한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 [사진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금성트랙터 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북한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 [사진 연합뉴스]

통신에 따르면 이 공장은 1954년 9월 25일에 설립됐으며, 작은 농기구 제조 공장에서 시작해 현재의 트랙터 생산기지로 발전했다. 김정은은 공장에서 지난해 개발ㆍ생산한 80마력(HP)의 신형 트랙터 ‘천리마-804’호를 보며 "사회주의 수호전의 철마, 미남자처럼 잘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트랙터 시운전을 하고 "우리 사람들의 체질에 맞게 정말 잘 만들었다"며 "세계적으로 가장 발전됐다고 하는 트랙터들과 당당히 견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 관영 언론 김정은 공개활동 11일만 보도 #내각 총리 등 대동하고 금성트랙터 공장 시찰 #9월 15일 중거리미사일 발사 이후 민생행보 이어가 #트럼프 대통령 일본 방문 직전부터 필리핀 떠날때까지 잠행 #"향후 정국 구상" "미국의 공격 대비 신변 안전" 등 분석

김정은은 이 트랙터의 부속품 총 3377종, 1만228개 가운데 3333종, 1만126개를 자체로 생산해 국산화 비율이 98.7% 수준이라며 부품 자급률을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속에서 자력갱생을 강조한 셈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금성트랙터 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북한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이 공장에서 생산한 트랙터를 시운전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금성트랙터 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북한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이 공장에서 생산한 트랙터를 시운전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의 공개활동은 지난 4일(보도일 기준) ‘3월16일공장’(트럭공장) 시찰 이후 11일 만이다. 이날 시찰에는 박봉주 내각 총리, 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조용원 당 부부장 등이 함께했다. 그는 9월 15일 평양 순안 공항 활주로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인 ‘화성-12’ 발사 장면을 지켜본 이후 모든 공개활동을 민생경제 분야에 할애하고 있다. 9월 21일에는 황해남도 과일군의 과수원, 같은 달 30일에는 인민군 제810부대 산하 1116호 농장 각각 시찰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또 10월 19일에는 류원신발공장, 29일에는 평양화장품 공장을 시찰했다고 북한 매체가 전했다.

특히 이번 현지지도가 눈길을 끄는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을 끝내고 귀국길에 오른 직후 이뤄졌다는 점이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의 첫 방문지인 일본에 도착(5일)하기 직전 3월 16일 공장을 시찰한 뒤 일체의 공개활동을 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귀국길에 오른 직후 공개활동을 재개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정은이 미국에 ‘올 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이 대 아시아정책의 변환점이 될 수 있어 향후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이었을 것이란 관측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3척이 한반도 인근에 배치되자 신변안전을 고려한 ‘잠행’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전직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생전 이라크 전쟁이나 F-22 스텔스전투기 등 미국의 전략무기가 한반도에 들어올 때 장기간 공개활동을 중단한 적이 있다"며 "미국의 군사적 옵션 사용 가능성이 있었던 만큼 외부 노출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 해군의 로널드 레이건 함(CVN 76)을 비롯해 시어도어 루스벨트 함(CVN 71), 니미츠 함(CVN 68) 등 3척의 항공모함은 각각 80여대의 전투기 등을 탑재하고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동해에서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을 했다. 항공모함은 각각 핵 추진 잠수함과 사거리 2500㎞에 이르는 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를 수백발 탑재한 구축함 등과 전단을 이루고 있어 항모 1개 전단이 러시아나 중국 등 일부 군사 강국을 제외한 국가의 전체 군사력과 맞먹는 수준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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