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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1인당 알코올 9ℓ...1년에 맥주 366캔 꼴”

중앙일보

입력

술 자료사진. [중앙포토]

술 자료사진. [중앙포토]

한국인의 1년 알코올 소비량이 9ℓ를 넘었다. 201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편의점·대형마트 등에서 유통하는 '4캔에 1만원' 짜리 수입 캔맥주 마케팅을 알코올 소비량 증가의 원인으로 꼽았다.

14일 의정부성모병원 이해국 교수팀과 인제대 보건대학원 김광기 교수팀이 통계청·국세청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주류 광고·마케팅과 음주 문제' 자료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15세 이상 한국인 1인당 '순수 알코올 소비량'은 9.14ℓ를 기록했다.

순수 알코올 소비량 9.14ℓ를 알코올 도수 21도짜리 소주로 바꾸면 1년에 121병 수준이다. 500㎖ 용량의 캔맥주로 환산하면 1년에 366캔에 이른다.

연구팀은 '혼술' 등 음주 문화가 확산하는 가운데 편의점·대형마트에서 수입 맥주를 묶어 싼값에 파는 마케팅이 알코올 소비량을 늘리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자료에 따르면 외국산 맥주를 통한 순수 알코올 소비량(15세 이상 1인당)은 2010년 0.05ℓ였다. 그러나 2015년엔 0.15ℓ를 기록해 3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와인 등 수입 과실주를 통한 순수 알코올 소비량도 같은 기간 0.07ℓ에서0.13ℓ로 2배 정도 증가했다.

주로 여성을 대상으로 과일 맛 소주 소비도 늘었다. 연구에 따르면 과일 맛 소주(리큐르)를 통한 순수 알코올 소비량은 2010년 0.04ℓ에서 2015년 0.29ℓ로 늘어났다.

연구팀은 주류 소비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류 광고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중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명 연예인의 광고 촬영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해국 교수는 "미국에선 청소년의 우상으로 꼽히는 테일러 스위프트와 같은 연예인이나 NBA 선수 등은 주류업계 자율 규정 등에 따라 술 광고에 등장할 수 없다"면서 "국내에서도 엄격한 주류 광고·마케팅 규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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