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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 ‘조립형 신약공장’으로 1700조 바이오 시장 잡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00세 시대가 현실화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은 미래 가장 성장성 높은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레고블럭처럼 조립하는 '큐바이오' 출시 #시간· 비용 50% 절약 #GE헬스케어 "한국에서 바이오 생태계 육성"

 15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은 2021년 최대 170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에서도 ‘바이오의약품’은 개인 맞춤형 의약품의 대표주자로 질병과의 싸움을 선도하고 있다. 복합 단백질로 구성된 바이오의약품은 인슐린에서 항암제, 류머티스성 관절염 등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의 범위도 매우 넓은데 매년 15~18%의 성장세를 보일 정도로 유망하다.

미국의 엑셀러렉스 세포배양 전문 연구원이 큐바이오 내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설비를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 GE]

미국의 엑셀러렉스 세포배양 전문 연구원이 큐바이오 내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설비를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 GE]

 문제는 바이오의약품 제조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이다. 미국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임상 1단계부터 품목 승인까지 신약개발에 성공할 확률은 9.6%에 그친다. 또 신약개발 후보물질을 발굴해 시판에 이르기까지 평균 15년이 걸릴 정도로 오랜 시간이 든다. 제약사 입장에선 신약개발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 수익과 직결된다.

 제너럴일렉트릭(GE)의 의료기기 부문에서 시작한 GE헬스케어는 ‘조립형 공장’인 큐바이오(KUBio)를 선보이며 이런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큐바이오는 62개의 조립식 모듈로 구성된 공장이다. 모듈에는 생산 장비는 물론 공조시스템·클린룸·전기·수도·배관 등 필요한 부속 시설의 80~90%가 이미 설치돼 있다.

GE의 조립식 의약품 공장 큐바이오. [사진 GE]

GE의 조립식 의약품 공장 큐바이오. [사진 GE]

 제약사는 각 모듈을 선박이나 트럭으로 운송해 마치 레고블록을 쌓듯 공장을 조립하면 된다.  이렇게 신약개발 공장 하나를 짓는데 걸리는 시간은 18개월 미만.  완공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기존의 공장에 비해 공기를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완공 비용도 25~50%가량 줄였다.

 무엇보다 의약품 제조 시설을 더 작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고, 다른 종류의 의약품을 생산해야 할 때 재빠르게 공장을 변화시킬 수 있어 시장 대응 역량이 강화된다.

조립을 위해 운반되고 있는 큐바이오 모듈. [제공 GE]

조립을 위해 운반되고 있는 큐바이오 모듈. [제공 GE]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는 2015년 제약사 중 최초로 GE헬스케어와 협력해 중국 광저우에 있는 글로벌 바이오테크놀로지 센터에 큐바이오를 도입했다.

 당시 중국 정부는 430만건에 달하는 암 관련 질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오·헬스 산업 개혁을 선언했다. 화이자는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중국 내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개발 제조 기술·역량을 강화키로 하고 이를 위해 큐바이오를 도입해 신약 수출 실적을 끌어올렸다.

 대만의 바이오의약품 제조사인 JHL바이오테크 역시 지난해 5월 큐바이오를 통해 세계 최초의 생물약제 제조시설을 열었다. 생물약제 제조 공장은 말기 암 치료실험과 상용 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공장이다. JHL바이오테크의 라초 조르다노프 최고경영자(CEO)는 “의료 수요가 많은 아시아 지역에서 이런 모듈형 공장은 바이오의약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환자에게 제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E헬스케어는 국내에서도 산·학·연 협력을 통해 제약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한국을 아시아의 ‘바이오 허브’중 하나로 육성하기로 하고 국내 제약사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에 바이오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아시아태평양 패스트 트랙 센터’를 열었다. 이곳에서 최신 바이오 기술과 바이오 종사자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 국내 교육기관과의 산학협력 추진, 바이오의약품 생산과정 수업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GE헬스케어 라이프사이언스 아태지역을 총괄하는 이원배 사장은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을 건강하게 성장시키려면 독자적인 역량 강화도 중요하지만,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클러스터를 더욱 활성화해 국내 바이오의약품 산업을 선순환적으로 발전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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