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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 조선대생 강제해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총장 퇴진과 「도민 대학」 환원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9월 18일부터 4개월 째 점거농성을 벌여 학사업무가 마비된 조선대에 8일 9개 중대 1천 3백여명의 경찰이 투입돼 농성학생 1백 80여명을 강제 해산시켰다.
강제 해산과정에서 농성학생들이 화염병을 던져 이 대학본관 6∼7층 내부가 모두 불에 탔으며 학생 3명이 투신·자해 등으로 중상을 입었고 1백 19명이 연행됐다. <관련기사 8면>
조선대는 학생들의 전원 유급사태를 막기 위해 지난 4일부터 보충수업을 실시하려 했으나 농성학생들이 이를 계속 거부하며 수업을 방해하자 정학진 총장 직무대행이 지난 4일 홍명균 전남도경 국장에게 공권력 개입을 정식요청 했었다.
학사행정 마비사태를 해결키위해 대학 캠퍼스에 경찰력이 투입되기는 85년 10월 서울대 사태 후 3년만에 처음이다.
◇진입=경찰은 8일 상오 4시 30분 광주경찰서와 서부경찰서 소속 정·사복 경찰 1천 3백50명을 조대부속여중 교문을 통해 대학본부 건물 앞까지 접근토록 한 뒤 상오 5시 5분쯤부터 본관 등 건물내부로 들어가 농성학생들의 강제해산에 나섰다.
경찰은 학생들의 투신에 대비, 본관 등 농성장 주변에 그물망을 설치하고 고가사다리차 등 소방차 20여대도 배치했다.
경찰 투입당시 총장실 등 본관 50명, 공대·자연대 등 교내 27개소에 1백 86명(경찰추산)의 학생들이 농성중이었다.
본관에서 농성중이던 학생들은 경찰이 건물안으로 진입하려하자 2층 유리창을 깨뜨리고 화염병 3백개와 벽돌·책걸상 등을 밖으로 던지며 완강히 맞섰다.
◇화염병 투척=상오 5시 5분쯤 본관에서 농성중이던 학생들은 경찰이 중앙현관을 통해 진입하자 2층 복도에 바리케이드로 설치한 책·걸상에 불을 질러 경찰의 진입을 막았고 상오 5시 30분쯤에는 중앙강당과 교수연구실이 있는 본관 6, 7층에 화염병을 던져 6, 7층 건물내부와 목조지붕이 전소됐다.
경찰은 소방차 12대를 출동시켜 진화작업에 나서 상오 6시 30분쯤 본관 6, 7층의 불을 껐다.
◇진압·연행=경찰은 중앙본관 복도마다 바리케이드로 쌓은 책· 걸상에 불이붙어 전 건물이 불길과 연기에 뒤덮이자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1시간여 동안 진화작업을 편 후 상오 6시부터 본관 세번째와 4번째 건물 5층 옥상과 지붕위에 올라가 투신에 대비한 안전그물과 매트리스를 설치한 후 본격적인 진압에 나서 상오 9시쯤 본관에서 김문석군(23·무역3)등 11명과 도서관·자연대 등에서 모두 45명을 연행했다.
◇투신·자해=상오 8시 45분쯤 본관 5층옥상에서 농성중이던 이강호군 (23·경영3 제적) 이 1층으로 투신했으나 경찰이 설치한 매트리스 위로 떨어져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고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남학생 1명이 왼손목의 동맥을 잘랐다.<광주=임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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