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北, 中어선으로 위장할 이유 없어”, 전날 송영무의 중국어선 입장과 달라

납북됐다 돌아온 어선 ‘391 흥진호’을 나포한 북한 경비정을 두고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말이 엇갈렸다.

김영춘 "중국 어선으로 몰수해 경비선 활용" #흥진호 선원들, 국회 출석해 나포 경위 등 진술

14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흥진호 전 선장(왼쪽) 및 선원들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장관은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출석해 “북한 경비정이 중국어선으로 위장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나와 “다시 확인하니 (흥진호를) 납치한 (북한) 선박은 중국어선을 가장했다. 북한이 경제수역에서 중국이나 우리 선박의 불법어로를 감시하려고 어선을 가장해 조업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힌 것과 달랐다.

이날 김 장관은 “송 장관은 북한이 중국어선을 위장했다는데 당국에선 어떻게 보고 있나”(정인화 국민의당 의원)는 질의에 “해경과 합동조사단의 전달 받고 중국 어선으로 보이는 배가 접근해 나포됐다는 증언이 전달돼 (송 장관이) 위장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곤 “중국어선을 몰수했든지 혹은 샀든지 중국어선이었던 배를 경비선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경비정을 건조할 경제력이 없기 때문에 중국의 중국 어선을 활용한다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사정에 밝은 한 전문가는 그러나 “북한이 단속 목적으로 어선인 양 위장한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서 사이버사 댓글공작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문표 한국당 의원은 이날 “고기를 잡기 위해 욕심을 내서 원산까지 올라갔다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사상적으로 문제가 있어 고의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경민 해양경찰청장은 “그런 사례(입북 및 공안 관련 전력)이 있느냐가 있는 선원은 없다”고 답했다.

이날 흥진호의 선주와 흥진호 선장과 기관장 등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 선원은 “미니버스를 탔는데 군인들이 머리를 수그리라고 해 15~20분 정도 그러고 있었더니 (원산항 인근에 있는 동명)호텔로 갔다”며 “(우리나라 기준으론) 모텔 정도의 수준에서 하루 머물렀고 이후 여인숙으로 가 한국에 돌아올 때까지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북한이 조사 과정에서 강압적 조사나 위해를 가하지는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선장은 “조사는 밥을 먹고 나면 계속 1∼2시간씩 했고, 하루에 약 5∼6시간 물어보고 또 물어봤다”고 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