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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돼지를 흑돼지로 둔갑…294만명분 유통시켜 5억 챙긴 업체

중앙일보

입력

백돼지를 흑돼지 고기로 속여 3년여 동안 5억6000여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식육업체 임직원들이 적발됐다. 유통량만 294만명(성인 기준)분이다.

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에 적발된 A식육업체 발골작업 현장. [사진 경기도]

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에 적발된 A식육업체 발골작업 현장. [사진 경기도]

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은 축산물 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전북 남원의 A식육포장처리업체 상무 김모(53)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대표이사 최모(62)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단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백돼지를 흑돼지로 허위 표시한 뒤 전국 56개 대형마트와 16개 도매업체에 판매해 5억64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판매한 가짜 흑돼지 고기는 702t로 시가 31억7700만원 상당으로, 보통 성인 294만명이 먹는 양이다.

이들은 갈비, 등심, 갈매기살 등 털이 없어 맨눈으로백돼지와 흑돼지를 구분할 수 없는 9개 품목을 골라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흑돼지 소비가 많은 명절과 여름철 성수기에 가짜 흑돼지를 집중적으로 팔고, 평상시엔 재고가 쌓이지 않도록 조절했다.

경찰단은 지난 1월 도내에 유통 중인 흑돼지 27건을 수거해 농촌진흥청 산하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해 A 업체의 허위표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단 관계자는 “A 업체 임원들은 백돼지 재고를 폐기할 경우 직원에게 사유서를 작성하게 하는 등 허위판매를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한편 흑돼지는 백돼지에 비해 육질이 우수하고 마블링이 좋지만, 사육 지역이 제주, 전북 등 일부 지역에 국한돼 생산량이 적다. 이 때문에 부위별로 kg당 1100∼8100원 더 비싸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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