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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 민주당 연합공천론 급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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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 힘 받는 연합공천론=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21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시장경제를 존중한다는 면에서 민노당을 제외하면 모두 비슷하다"며 "자민련을 통합했듯이 민주당이나 국민중심당과도 힘을 합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 결국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연합공천의 가능성을 언급한 바로 다음날 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 연설에서 화답한 형식이 된다.

한나라당 핵심 인사는 "민주당과 연합공천 문제를 놓고 깊숙한 실무 협의를 하고 있다"며 "민주당을 끌어들이기 위해 상당한 양보를 각오하고 협상 중"이라고도 귀띔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우리 당은 창조적 파괴를 이미 선언한 바 있다"며 "한나라당이라고 해서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한나라당이 선거 연대를 민주당에 비공개적으로 제의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 정계 개편의 신호탄(?)=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연대에선 양측의 이해가 일치하는 교집합이 나온다. 민주당에선 한나라당의 구애를 영.호남의 화합이라는 상징성을 통해 집권 가능성을 높이려는 시도로 본다. 민주당의 의원은 "한나라당으로선 지역감정을 가장 걱정할 수밖에 없다"며 "그렇다면 민주당과의 연대가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역시 한나라당과의 연대론을 통해 열린우리당을 압박하면서 몸값을 올릴 수 있다. 당내에선 중도실용 세력의 연대라는 측면에선 진보세가 강한 열린우리당보다는 오히려 한나라당이 더 편한 상대라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양당의 선거연대가 현실화할지는 불투명하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반발이 나올 수 있는 데다 선거를 겨냥한 원칙 없는 '이합집산'이라는 여론의 화살도 받을 수 있다. 양당의 연대 논의가 공론화할수록 열린우리당은 포위당하는 모양새가 된다. 한나라당이 자민련을 통합한 데 이어 민주당과도 연대할 경우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했던 '대연정'을 '역(逆) 대연정'으로 가져가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채병건.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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