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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과학계, 대형 첨단기술에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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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올해는 대형 첨단기술 개발의 원년. 대형 과제는 보다 기초적이고 최소 3∼5년이라는 연구 기간이 필요하다. 이런 과제는 기술 선진국도 개발 중에 있으므로 우리의 독자적인 연구 노력 없이는 결실을 얻지 못한다. 장기 대형 연구과제는 최근 부쩍 심해진 선진국의 견제에 따른 후발 개도국의 추격 능력을 시험하는 분야.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 우리 나름의 대형 첨단기술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었다. 금년에 시작될 주요 과제를 알아본다.
◇신물질 창출=지난해 물질특허의 개방은 신물질 연구의 기폭제가 됐다. 그 동안 신약개발 연구조합·농약개발 연구조합 등이 결성 돼 화학 연구소 등과 함께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의약 조합은 88년에 17억 5천만원을 투입 ▲심장 질환용 약물 합성 ▲항 궤양성 약물 치료제 등 5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농약에서는 ▲3천 평에 10g정도를 쓰는 강 제초제 ▲식물 성장 촉진제 개발이 주 연구 방향이다. 지난해 연구 기관에서 약 3천종의 신규 물질이 합성됐으므로 운이 좋으면 이중 1∼2개의 유효한 성분을 찾아낼 가능성도 있다.
◇인공지능=추론 능력을 갖는 컴퓨터나 소프트웨어를 만들려는 것이 인공지능 연구다.
올 중점 과제는 자동번역 시스팀. 시스팀 공학센터를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된다.
1단계는 한글→영어, 영어→한글로 자동번역 되는 시스팀의 개발. 3년 정도면 고교 수준의 영어는 자동번역 될 전망이다.
최종 연구 목표는 2000년까지 자동 통역 시스팀을 갖추는 것.
한편 과기원의 김진형 박사(39) 팀은 인간의 생각하는 과정을 밝히는 인공지능 기초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고급 헬리콥터의 개발=80년대가 자동차 시대였다면 90년대는 항공 산업의 시대로 보고 있다. 도약 단계에 있는 항공 산업에서 가장 유망한 분야는 헬리콥터.
국내외에서 수요가 많고 우리 수준에도 적합해 최고 10여명의 정원을 갖는 기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하대 홍용직 교수(55) 팀은 3년 계획으로 헬리콥터 설계를 위한 기초 연구에 착수했다. 이 연구는 우리 고유 모델의 고급 헬리콥터 생산을 위한 기반 조성 연구과제다.
◇갈륨·비소 반도체=기존 실리콘 반도체의 성능을 뛰어넘는 다음 세대 기술이 갈륨·비소 반도체다.
초고속이면서도 소비전력이 적은 이 반도체의 개발이 앞으로 반도체 시장을 좌우한다.
전자통신 연구소는 91년까지 4KS램 급 반도체의 시제품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삼성 반도체·금성 전선 등은 갈륨·비소 소재의 실용화와 집적회로 전 단계의 기본재료 생산 연구를 하고 있다.
◇초전도 활용 연구=초전도 연구는 87년 초까지 계획에 없었으나 88년 긴급 과제로 채택돼 과기처가 지난해 말 5억원을 연구소·대학 등에 지원했다. 금년에도 15억원이 투입될 예정.
서울대 최진호(화학)·김문규(무기 재료) 교수 팀은 3년 과제로 고온 초전도체의 실용화 연구를 시작했다.
또한 표준 연구소의 박종철 박사 팀은 초전도체를 이용한 반도체 개발을 추진 중이다. 초전도 물질을 반도체로 쓰려면 1만 분의 1㎝이하의 두께로 만들어야 한다. 과기처는 90년까지 실용화 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음성인식 시스팀=과기원의 은종관 박사 팀은 1천 단어를 알아듣는 컴퓨터 시스팀 개발에 들어갔다.
이 시스팀은 단어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단어의 음소, 즉 자음과 모음을 기계가 알아듣도록 구성된다.
1천 단어 정도면 웬만한 기계들은 거의 말로 작동시킬 수가 있다.
은 박사 팀은 이 단계가 끝나면 연결 단어·연결 언어의 인식 시스팀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편 음성합성은 지금도 기존 제품이 많고 비교적 쉬우나 기계가 내는 소리의 질이 문제. 음성합성 반도체 칩을 만들어 음소를 조합, 소리에 다양화를 주는 연구가 활발하다.
전자통신 연구소의 김경태 박사 팀은 5년 기간으로 간단한 음성 워드프로세서(컴퓨터 편집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장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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