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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입시가이드] 경쟁 치열…스트레스로 자퇴하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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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표 와이즈멘토 대표

2006학년도 대학 입시가 끝났다. 입시가 끝나면 사람들은 서울대 등 명문대학에 어떤 고등학교가 몇 명을 보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주목 받는 것이 바로 '특목고'와 '자사고'이다. 학부모들은 전통 명문고등학교의 두세 배에 가까운 서울대 합격자를 내는 특목고와 자사고의 실적을 바라보며 동경의 눈초리를 보내고, 자녀가 아직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인 학부모들은 학원의 특목고 준비반을 보낸 자신의 선택이 올바름을 확인하곤 한다.

그동안 과학고는 본래 설립취지대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같은 고등교육기관과의 과학영재 연계교육 목적을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고, 외국어고가 우리나라 학생들의 전반적인 외국어 실력 향상에 크게 기여해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그리고 특목고나 자사고가 일반 인문계 고교보다는 훨씬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그렇지만 세상의 모든 일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듯이 특목고나 자사고도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게 마련인데 특목고나 자사고의 장점이 많이 부각되어 있는 것에 비해 단점은 간과되는 경향이 있다.

서울대에 매년 40~50명 정도를 보낸다는 A외고의 경우에도 진학결과만 본다면 전국 최강이다. 하지만 A외고에는 중학교 전교 1~2등 학생들이 상당수 입학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많은 학생이 일반 고교에 갔을 때보다 역량을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로 전학을 가거나 자퇴를 하는 학생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부모의 강요로 자기 성격에 안 맞는 특목고나 자사고에 들어가 마음고생을 하다가 심리치료까지 받는 학생들을 필자는 많이 보아왔다.

특목고에 재학 중이거나 갓 대학에 들어간 특목고 출신 학생 129명에게 학교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다시 고교에 입학한다고 해도 특목고를 또 다니겠느냐는 물음에 외국어고 학생의 67% 정도만이 '그렇다'라고 대답을 했다. 과학고와 외국어고 학생 모두 친구 만족도는 아주 높았던 것에 비해 생활환경 측면에서는 만족도가 낮았다. 이는 특목고나 자사고의 특성인 경쟁적 환경, 우수학생으로 인한 내신의 불이익에서 오는 스트레스 등이 생각 외로 크다는 것을 뜻한다. 학부모들은 먼저 아이의 장래 목표가 특목고의 진로에 부합하는지, 자녀가 스트레스에 강한지, 경쟁적 환경이 약이 되는 스타일인지를 아이 중심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조진표 와이즈멘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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