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적폐청산? 도끼로 손발 자르겠다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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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중앙포토]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중앙포토]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던 이동관 전 수석이 적폐 청산에 대한 인식에 대해 “손발을 자르겠다고 도끼를 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1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바레인 출국에 앞서 기자회견을 한 후 이 전 수석은 “대통령을 같이 모시고 일했던 사람들의 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충해 말씀드리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수석은 “저희는 눈곱만큼도 군과 정보기관의 정치 댓글을 옹호할 생각이 없다”며 “잘못된 건 밝혀져야 하고 처벌받아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에서 발표하는 것만 쫓아다니다 보니 잊고 계시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이미 국정원 심리전 단장이었던 이태하씨 공판이 진행되고 있다. 거기서 이미 밝혀진 일이지만 문제가 된 댓글은 전체의 0.9%라는 것이 검찰이 제기한 자료에 나오는 이야기고, 그중 절반만 법원이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0.45%의 진실’이라는 것이 이 전 수석의 입장이다.

그는 “잘못된 것이 있다면 메스로 환부를 도려내면 되는 것이지 전체를, 손발을 자르겠다고 도끼를 드는 것은 국가 안보 전체에 위태로움을 가져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댓글 작업은 북한의 심리전이 날로 강화하는 주요 전장에서 불가피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허가를 한 것 같고 문제로 삼는 것은 곤란하다”며 “세상에 어떤 정부가 그런 댓글을 달라고 지시하겠나. 대한민국 대통령이 그렇게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 시시콜콜하게 지시한 일 없다”고 분명히 했다.

이 전 수석은 또 이 전 대통령을 향한 출국 금지 청원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번 트럼프 대통령도 국회 연설에서 기적의 성장사를 극찬했지만, 외국 정부에서 정식으로 초청받아 한국의 성장 비결을 가르쳐달라고 해서 나가는 것인데 출국 금지 해라, 저기 시위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참 안타깝다”며 “대한민국의 국격과 품격을 지키자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바레인을 방문해 현지 각료와 바레인 주재 외교사절 등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강연할 예정이다.

‘대한민국의 기적적인 성장 비결은 교육과 국민의 단합된 힘’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양국의 협력과 발전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이 전 대통령 측은 설명했다. 이번 바레인 방문에는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이동관 전 홍보수석이 동행한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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