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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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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음식의 질보다 양을 꼽던 50년대, 양보다 질을 곱던 70년대를 지난 한국에는 80년대 이후 갖가지 건강·장수 식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가공식품들의 경우는 고급화·다양화 추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당도·알콜·염도·열량 등을 종래보다 훨씬 낮춘 소위 「4저식품」의 등장은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에 기업들이 민감하게 대응하여 동일 품목을 다양화·세분화한 대표적 예. 단맛을 대폭 줄이거나 아예 설탕을 첨가하지 않은 과자·빵·아이스크림·음료, 알콜 농도 5%안팎의 순한 과일주나 맥주, 염분 함량이 대폭 감소된 조미료·육가공품·단무지 등이 이미 나왔고 앞으로도 다이어트에 신경 쓰는 소비자층을 겨냥한 식품들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외국과 기술제휴한 외식업체들이 앞장서 보급해온 햄버거·피자 등 서양식 즉석 간이 식품들이 어린이와 젊은층을 중심으로 점점 널리 파고들어 김치·떡·고추장 대신 샐러드·빵·토마토케첩을 선호하는 식의 입맛변화를 걱정하는 소리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전통 한국음식을 위생적이며 조리도 손쉽도록 과학화·현대화해서 한국고유의 음식 맛을 계속 살리기 위한 노력도 갈수록 활기.
고대 한국 전통 식문화 보존위원회는 전통음식의 유래나 만드는 과정과 방법 등을 영상화하는 작업을 진행중이고, 한국음식문화 연구원은 30여명의 학자들에게 전통 식생활문화 연구를 지원중이며, 한국식품공업협회 식품연구소는 김치를 상온에서 보존하는 방법과 김치제조의 기계화방안 등을 연구하고 있다. 또 김치박물관을 중심으로 한국의 음식문화를 연구·정리하는 풀무원은 강원도의 도토리묵 말랭이와 경상도의 비지장을 상품화했으며 계속 각 지방의 별미로 꼽히는 토속음식들을 개발중.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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