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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천하, 프로야구 36년 사상 첫 통합 MVP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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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도 두 개, 최고급 승용차도 두 대. 2017년은 양현종(29·KIA)에겐 ‘최고의 해’ 로 기억될 만 하다.

한국시리즈 이어 정규리그도 왕관 #류현진·김광현에 가려 빛 못 보다 #10년만에 최고 왼손 에이스로 성장 #양현종 “탈삼진왕 꿈도 꼭 이룰 것” #이종범 아들 이정후 신인상 받아

프로야구 KIA 투수 양현종이 사상 처음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MVP를 석권했다. 6일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MVP 트로피에 입 맞추는 양현종. [뉴스1]

프로야구 KIA 투수 양현종이 사상 처음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MVP를 석권했다. 6일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MVP 트로피에 입 맞추는 양현종. [뉴스1]

KIA의 에이스 양현종이 프로야구 36년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MVP를 석권했다. 양현종은 6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656점을 받아 ‘홈런 1위’ 최정(SK·294점)을 제치고 정규시즌 MVP로 선정됐다. 정규시즌 MVP는 취재기자 107명의 투표로 결정됐다.

양현종은 올시즌 20승 6패, 평균자책점 3.44로 활약했다. 국내 투수가 선발 20승을 올린 것은 1995년 이상훈(LG) 이후 22년 만이다. 이에 앞서 양현종은 지난달 30일 KIA의 통산 11번째 우승으로 끝난 한국시리즈에서 1승 1세이브를 거둬 한국시리즈 MVP로 뽑혔다.

이제까지 이종범(KIA)·구대성(한화)·이승엽(삼성)·타이론 우즈(두산) 등이 정규시즌 MVP와 한국시리즈 MVP를 모두 수상했지만 같은 해 동시 석권은 양현종이 처음이다. 양현종은 “정말 꿈 같은 한 해를 보냈다. 한국시리즈 MVP보다 정규시즌 MVP가 더 뿌듯하다. 6개월 동안 꾸준히 잘했다고 인정받은 것 같아서 기쁘다”고 했다.

타이거즈의 모기업인 기아자동차가 정규시즌 MVP와 한국시리즈 MVP에 내건 부상은 고급 승용차 스팅어(3910만원)다. 자동차를 두 대나 선물로 받은 양현종은 “KIA 선수가 기아자동차를 두 대나 받게 됐다. 자동차 두 대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가족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2007년 KIA에 입단한 양현종은 10년 만에 국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왼손 에이스로 성장했다. 그동안 양현종은 국가대표 좌완 원투펀치 류현진(30·LA 다저스)과 김광현(29·SK)에 가려있었다. 1년 선배인 류현진은 2006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신인왕과 정규시즌 MVP를 동시에 수상하며 한국 야구의 대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동갑내기 김광현은 2008년 16승을 올리며 프로 2년차에 MVP에 뽑혔다. 류현진과 김광현이 승승장구할 때 양현종은 그늘에 머물러 있었다. 2007년 1승2패, 2008년엔 0승5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4~5점대로 부진했다.

양현종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럴 때마다 열심히 훈련했다. 원정경기에서 동료들이 밤늦게 놀러나갈 때 호텔 옥상에 올라가 30∼40분 동안 밸런스를 잡는 연습을 했다. ‘누가 정상에 오르나 보자’며 독기를 품었다”고 회상했다.

양현종은 2009년 12승, 2010년 16승을 올리며 서서히 진가를 발휘했다. 하지만 어깨 부상으로 2012년엔 2군으로 내려가는 아픔을 겪었다. 2014년부터 다시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부활했다. 양현종은 “매 시즌 부족한 점이 하나씩 있었다. 승수가 많으면 평균자책점이 떨어졌고, 잘 던지면 타자들의 방망이가 터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양현종은 구멍난 부분을 메우고, 또 메워서 마침내 류현진·김광현도 이루지 못한 정규시즌·한국시리즈 MVP를 한꺼번에 가져갔다.

양현종·이정후 &#39;쑥스러움 감출수없어&#39;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MVP로 선정된 KIA 양현종(오른쪽)과 신인상 수상자 넥센 이정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1.6   ka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양현종·이정후 &#39;쑥스러움 감출수없어&#39;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MVP로 선정된 KIA 양현종(오른쪽)과 신인상 수상자 넥센 이정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1.6 ka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양현종의 남은 꿈은 ‘탈삼진 왕’이다. 압도적인 구위를 가진 왼손투수라는 것을 인정받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프로 데뷔 때부터 꼭 한 번 이루고 싶은 꿈인데,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2017 프로야구 수상 선수 명단과 이정후

2017 프로야구 수상 선수 명단과 이정후

야구대표팀 함께하는 이종범, 이정후 부자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39;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APBC 2017)&#39;에 참가하는 야구 국가대표팀 공식 훈련에서 대표팀에 부자지간이 코치와 선수로 함께 합류한 이종범 코치와 이정후 선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1.5   mtkh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야구대표팀 함께하는 이종범, 이정후 부자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39;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APBC 2017)&#39;에 참가하는 야구 국가대표팀 공식 훈련에서 대표팀에 부자지간이 코치와 선수로 함께 합류한 이종범 코치와 이정후 선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1.5 mtkh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신인왕은 ‘한국 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이종범 대표팀 코치의 아들인 이정후(19·넥센)가 차지했다. 이정후는 535점 만점에 503점을 얻어 2위 김원중(롯데·141점)을 362점 차로 제쳤다. 이정후는 KBO리그 고졸 신인 최초로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4(552타수 179안타), 111득점을 올렸다. 역대 신인 최다안타(종전 서용빈 157개)와 최다득점(종전 유지현 109개) 기록도 갈아치웠다. 이정후는 “아버지가 못 받은 신인상을 받아서 뿌듯하다. 신인상이 끝이 아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종범은 1993년 양준혁(당시 삼성)에 밀려 신인상을 놓쳤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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