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오를 정상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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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국에서는 두번째로 에레베스트에 오른 집념의 산사나이 허영호(33·제천산악회) .
그는 히말라야도전이래 세번째 8천m급 등정에 성공한 한국의 대표적인 클라이머. 겨울철의 무산소등반이라는 점에서 세계 최고의 클라이머 「라인하르트·메스너」와 견줄만한 철인(철인) 이다.
허는 82년5월 마칼루봉(8, 481m) 을 밟아 국내 산악계에 두각을 나타낸후 83년10월 「마의 산」마나슬루 (8, 156m) 무산소 단독등정에 성공했다.
85년3월에는 악명높은 히말라야 로체샬봉 (8, 501m)에 또다시 무산소로 도전했으나 3백m전에서 물러났었다.
허영호는 또 알프스 3대북벽인 아이거, 마테호른, 그랑드조라스에도 오른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에베레스트탐색등반에 나서 7천9백m 사우드콜까지 오른 경험이 있다.
국제등반계에서도 해발8천m이상 등반은 인간체력으로는 이겨내기 힘든 마의 고봉으로 일컬어지고 있으며 그것도 무산소로 오른다는것은 인간이 1백m를 9초에 뛰는 만큼이나 힘든 일.
그의 체격은 1m72㎝, 65㎏m으로 날렵하다. 폐활량이 보통사람보다 1.5배인 6천㏄로 체력은 철인이라 할만큼 강인하며 특히 히말라야스타일로 고산등반에 강하다.
그의 산에 대한 모든꿈은 에베레스트정복에 있었고, 이를 위해 그동안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
82년 이후 매일 12∼15km의 로드웍 강훈과 암벽타기로 지옥훈련을 견뎌냈다.
산에 미친 허대원은 중학시절부터 20여년동안 산에 젊음을 불태웠다.
제천고졸업이후 제천산악회에 들면서 산과 인연을 맺었고, 78년 성신양회단양공장에 입사이후 본격적인 산악인으로 활동, 오늘의 쾌거를 이루게 됐다.
한편 충북제천시화산2동190 허대원의 집에는 노모 장명수씨(70)와 부인이영옥씨 (29) 아들 재석군(4) 등 가족들이 등반성공소식을 듣고 찾아온 산악동호인·친지등 30여명에게 둘러싸여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성탄절 케이크를 앞에 놓고 남편의 무사귀환을 빌던 부인 이씨는 TV를 통해 등반성공소식이 전해지자『남편이 10월24일 등정을 위해 집을 나서면서 나는 불사조로서 반드시 성공하고 돌아오겠다고 말했었다』고 손뼉을 쳤으며 어머니 장씨는 『성탄전야에 좋은 소식을 듣게돼 하느님께 감사한다』며 두손을 모았다.
성신양회 산악회원으로 있을때 허대원을 만나 1년여의 산상연애끝에 83년4월 결혼한 이씨는 『남편이 현지에서 캐러밴을 시작하기전인 17일과 22일 두차례 국제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건강을 걱정하면서 23일쯤 등반이 결정난다고 말했다』고 했다.
허대원은 84년 성신양회를 퇴직했다. 올 입사한 샘골축산 과장으로 있다. 청주대체육과 3년에 재학중인 만학도 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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