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거결과 보도에 "신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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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의 민주화운동 및 대통령선거전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표시하던 중공매스컴들이 대통령선거결과에 대해서는 막상 신중하고도 조심스런 접근을 하고있다.
선거과정에서 「1노3김」에 대해 심심찮게 논평을 하던 중공당기관지 인민일보가 22일 현재 아무런 논평을 내지 않았으며 신화사통신은 l7일 평양발로 「노당선, 험한 정세에 당면」 (18일 대공보전재) 이라는 제하로 단 한차례의 논평을 냈다.
중공당기관지 인민일보나 중공국영통신 신화사의 조심스런 접근은 선거결과 자체를 부정하는 북한의 입장을 고려해야되는 곤혹스러움이 있는 데다 그동안 「2김」이 단일화를 이뤄 정권교체를 이루는데 초점을 맞췄던 그들의 논조와는 다른 결과가 빚어진데 대한 소극적 태도도 한 몫을 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17일자 신화사의 평양발 논평이나 18일자 문회보, 21일자 대공보 사설등은 「노후보의 당선」을 인정한다는 전제를 깔고 논조를 끌어나가고 있어 북한의 비난과는 궤를 달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화사는 『노후보가 36.4%의 득표로 13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노당선자는 71년 이후 직선으로 당선된 최초의 대통령이다. 그러나 그가 앞으로 당면한 형세는 상당히 험난한 것이다』 라고 전제하고 있다.
평양발 논평으로는 비교적 「점잖은 논조」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문회보와 대공보 사설은「2김」의 분열을 통렬히 비난하고 있다.
문회보는 노후보의 당선은 『두김씨 내홍이 빚은 결과이며 두김씨의 분열원인은 정견차이가 아니라 권력욕에 빠진 때문』이라고 전제, 『이 시점에서 볼때 두김씨의 동시출마는 한국의 전체민주운동에 대한 배반으로 역사는 한국의 민주파에 심각한 교훈을 남겼다』고 강조했다.
대공보는 『두김씨가 진정으로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실패의 교훈을 반성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다시 손을 잡고 국회의원선거에 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대공보는 「2김」이 다시 손을 잡더라도 노당선자에게 큰 압력은 될수있으나 대통령취임자체를 저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으며, 문회보는 한국이 단기적으로 소란을 면치 못하겠지만 「마르코스」정권을 내몰았던 필리핀과는 양상이 판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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