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의 반격, 서청원 “천박한 홍준표, 당에 놔 둘 수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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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표에게 비판을 가한 서청원 의원. [중앙포토]

홍준표 대표에게 비판을 가한 서청원 의원. [중앙포토]

홍준표 대표의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조치에 대해 친박계가 반격에 나섰다.

친박의 좌장격인 서청원 의원은 6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청산대상 구태정치인 홍준표를 당에 놔두고 떠날 수는 없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서 의원은 “지난 주말은 말 그대로 ‘번민의 날’이었다.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을 탈법적으로 몰아낸 것으로도 모자라 우리의 자진 탈당을 종용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고는 “비겁한 생존을 택할 것인가, 명예롭게 떠날 것인가 (고민하다) 내가 할 일이 있을 거 같아 마지막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서 의원은 ‘홍 대표가 물러나야 하는 이유’ 다섯 가지를 꼽았다. 서 의원은 우선 “홍 대표는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대법원의 최종심을 기다리는 처지”라며 “그런 상황 자체가 도덕성이 최우선시 되는 야당 대표로 결격사유”라고 밝혔다. 둘째 “’돼지 발정제’, ‘양아치’, ‘바퀴벌레’ 등 언행이 천박하다”고 지적했다. 셋째로 “지난 대선 때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 ‘부관참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가 이제는 나가라고 한다”며 “수시로 말을 바꾸는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넷째로 “사당화를 통해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비판했다. 서 의원은 “지금은 합당의 타이밍이 아니다"라며 “박 전 대통령을 배신하고 딴 살림을 차렸던 사람들이 반성도 없이, (이젠) 다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을 배신하고 돌아오겠다고 한다”고 힐난했다.

3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와 이야기를 나누는 정우택 원내대표. [중앙포토]

3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와 이야기를 나누는 정우택 원내대표. [중앙포토]

이날 오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홍 대표를 향한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난 최고위에서 박 전 대통령 제명처리에 대해 유감의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소위 일방적인 강행처리, 이런 표현은 우리 당에서 지양해야 할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 역시 “박 전 대통령, 서 의원, 최경환 의원을 비호하고 두둔하는 발언은 아니다"라면서 “지난 3일 홍 대표가 극단적으로 박 전 대통령의 제명을 결정한 건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보수 재건을 위한 자유한국당 당원 모임' 20여명이 서울남부지방법원을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징계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홍 대표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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