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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친박 반발에 “추태 그만 부리고 조용히 떠나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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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홍준표(사진)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박계는) 이제 추태 그만 부리고 당과 나라를 망쳤으면 사내답게 반성하고 조용히 떠나라”고 말했다. 지난 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킨 조치에 대해 친박계가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며 반발한 데 대해서다.

친박계, 별다른 대응 없이 침묵 #서청원·최경환 출당은 의총서 결정 #내달 새 원내대표 선출 뒤 할 수도

홍 대표는 이날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다가 자신들의 문제가 걸리니 슬금슬금 기어 나와 박 전 대통령을 빌미로 살아나 보려고 몸부림치는 일부 극소수 잔박(잔존하는 친박)들을 보니 참으로 비겁하고 측은하다”며 “진정으로 차가운 감방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을 위한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포일리 구치소 앞에 가서 머리 풀고 석고대죄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 사람들을 동지로 생각하고 정치를 해온 박 전 대통령이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썼다.

이에 대해 친박계는 별 말이 없었다. 한 친박계 중진은 5일 기자와 통화에서 “주말에 친박계 의원끼리 따로 만나지는 않았다”며 “홍 대표의 저런 작태는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데…”라고만 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 출당에 이어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출당이 현실화될지도 관심이다. 자유한국당 윤리위 규정 21조 2항에 따르면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은 위원회의 의결 후 의원총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확정한다”고 돼 있다. 의원총회 소집 권한은 원내대표에게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수차례 서·최 의원 출당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 왔다. 따라서 일각에선 서·최 의원 제명 문제가 새 원내대표 선출(12월)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홍 대표의 측근도 “굳이 지금 생채기를 낼 필요 있나”라며 “실제 의총이 열리면 (두 의원) 출당 가능성이 크지만, 지금은 갈등보다는 통합에 방점을 두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출당으로 ‘보수 통합’의 기본적인 명분을 제공했으니 당분간은 당내 기류를 살피겠다는 분위기다.

홍 대표는 5일 오후에는 페이스북에 “항상 결단의 순간에는 단호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면서 살아왔고 그 결단에 후회해 본 일은 없었다”고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대한 소회를 썼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의 결기와 강단, 조국에 대한 무한 헌신은 존경했지만, 그 방법이 독재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려웠던 혼돈의 시대였다”며 “(박 전 대통령이) 아버지의 역사적인 공조차도 깎아내리게 하는 비극적인 대통령으로 끝났다는 사실에 더더욱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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