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째 매일 10km 달려 … 국내외 풀코스만 115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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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유명종(79). 우상조 기자

유명종(79). 우상조 기자

“마라톤 덕분에 인생이 달라졌습니다. 제 인생을 바꿔준 ‘은인’을 꼭 찾고 싶습니다.”

79세 최고령 참가 유명종씨

마스터스 부문 최고령 참가자 유명종(79·사진)씨는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80세를 앞둔 노인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몸놀림이 가벼웠다. 유씨는 중앙마라톤과 인연도 깊다. 2010년 마스터스 70대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올해는 최고령 참가자가 됐다. 유씨는 “중앙마라톤은 국내 대회 중에 코스가 가장 좋다”고 했다.

유씨가 마라톤을 시작한 건 60대 초반이던 2002년이었다. 택시기사의 권유로 인생이 바뀌었다. 택시기사는 심하게 기침을 하던 유씨에게 “마라톤을 해보시라. 뛰기 시작하면 건강도 좋아지고 삶 자체가 변할 것”이라고 권유했다. 유 씨는 “처음엔 1㎞를 뛰기도 힘들었다. 매일 하다 보니 어느새 습관이 됐다. 이젠 안 뛰면 몸이 근질근질할 정도”라고 말했다.

유씨는 매일 새벽 5시가 되면 왕복 10㎞를 뛴다. 벌써 15년째인데 거르는 날이 거의 없다. 2005년 마라톤 풀코스에 처음 도전했다. 당시 4시간50분이었던 기록은 2010년 3시간40분대까지 줄어들었다. 보스턴, 베이징, 도쿄 마라톤 등에도 출전했다. 풀코스 대회에 참가한 것만도 115차례나 된다.

최고령 출전자인 유씨는 이날 젊은이들과 함께 달리며 거뜬히 완주에 성공했다. “가족간 화목을 다지는데 마라톤만 한 게 없다”는 유 씨는 이날도 두 딸과 함께 달렸다. 유 씨는 “다음엔 뉴욕마라톤에 도전하겠다. 마라톤은 내가 받은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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