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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6자회담] 北·美, 회담장 소파서 '30분 밀담'

중앙일보

입력

북.미 간 양자 접촉은 이날 오후 4시쯤 중국의 기조연설이 끝난 후 회담장인 댜오위타이(釣魚臺) 팡페이위안(芳菲苑)내 소파에서 30분가량 진행됐다고 한다. 북.미 간 양자 접촉 때 한.중, 러.일 양자 접촉도 회담장 내에서 이뤄져 사실상 독립된 세개의 '양자 회담'이 동시에 열린 셈이다.

회담이 전체회의와 양자 접촉 순으로 진행된 것은 이번 회담의 틀이 실질적으로 다자+양자 회담임을 일러준다. 다자 해결의 틀을 고수해 온 미국과 북.미 양자 회담을 주장해 온 북한의 입장이 절충된 것이다.

'소파 대좌' 형식을 취한 것 또한 이와 맞물린 중국 측의 아이디어로 보인다. 책상과 걸상을 갖춘 회담장에서 만날 경우 회담 형식이 돼 "북.미 양자 회담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 온 미국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었다는 풀이다. 북한은 미국과의 실질적인 양자 대화를 원해온 만큼 격식에 구애받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북.미 양자 접촉에는 수석대표와 부대표 등 소수 인원만 참석했으며, 나머지 나라 대표단은 이 장면을 지켜볼 수 있었다고 한다.

북.미 양국은 이 접촉에서 일단 기조 연설에서 밝힌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은 이와 관련, 미국은 북한에 무조건적인 핵폐기를 요구했으며, 북한은 회담이 실패할 경우 전쟁 억제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양측 간에는 심도있는 의견이 교환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런 만큼 이 채널은 앞으로 북.미 간에 실질적인 문제를 논의하는 창구가 될 수도 있다. 북.미 간 뉴욕 채널이 회담 내용이 아닌 일정 등만 논의하고 주고받기식 협상은 이 채널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베이징 특별취재팀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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