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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명문 사학 총장들 "기업가 정신 가르치자"

중앙일보

입력

1일 고려대에서 열린 제16회 한일 밀레니엄 포럼에 참석한 고려대, 연세대, 게이오대, 와세다대 등 4개 사립대 총장들이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사진 고려대]

1일 고려대에서 열린 제16회 한일 밀레니엄 포럼에 참석한 고려대, 연세대, 게이오대, 와세다대 등 4개 사립대 총장들이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사진 고려대]

한국의 고려대·연세대, 일본의 게이오대·와세다대 등 양국을 대표하는 4개 명문 사립대 총장들이 1일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이날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열린 ‘제16회 한일 밀레니엄 포럼’에서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길러주기 위한 방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고려·연세·게이오·와세다, 고려대서 포럼 열어 #"지식 전달만으론 안돼, 기업가 정신 길러주자" #"스스로 생각하는 힘, 도전하는 정신 필요"

총장들은 대학의 역할이 과거 농업 중심 사회나 공업 중심 사회와는 크게 달라졌다는 데 공감했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개회사에서 “청년이 21세기 산업 구조에 잘 적응하도록 해야 하는데, 단순히 지식을 전하는 것만으로 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이 21세기에는 사회에 어떤 공헌을 할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지식기반 사회에서 기업가 정신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 [사진 고려대]

염재호 고려대 총장 [사진 고려대]

가마타 가오루 와세다대 총장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며 “와세다대는 외국어 능력, 문서 작성 능력, 통계 등 기본적 스킬을 학부 장벽을 넘어 가르치도록 한다”고 소개했다. 또 “세계적으로 보면 일본은 기업가를 많이 배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집단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기 때문인데,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마타 가오루 와세다대 총장 [사진 고려대]

가마타 가오루 와세다대 총장 [사진 고려대]

김용학 연세대 총장도 “학생들이 대기업 직원이나 공무원이 되길 원하고 창업 도전을 피하며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다. 기업가 정신의 핵심은 ‘위험을 감수하는 정신’이다. 대학이 실패를 독려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총장은 또 “학생 스스로 깨우치는 교육이 필요한데, 무엇보다 남의 아픔을 느끼고 이해하는 교육이 첫 번째 목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 [사진 고려대]

김용학 연세대 총장 [사진 고려대]

하세야마 아키라 게이오대 총장은 “일본은 전통적으로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를 기업이 기른다는 풍토가 있었지만, 경제 위축으로 대학이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라는 요청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인류가 장기간 축적한 지식을 이해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토론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세야마 아키라 게이오대 총장 [사진 고려대]

하세야마 아키라 게이오대 총장 [사진 고려대]

이날 총장들의 토론에 이어 4개 대학 학생·연구자들의 토론도 이어졌다. 학생들은 취업을 주제로, 연구자들은 지식기반 사회에서 양국의 대응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벌였다.

고려대 염 총장은 “20세기 근대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한국과 일본의 4개 대학이 21세기에도 의미 있는 화두를 던져야 한다”며 “함께 공동교과를 만들어 공유하는 등 긴밀한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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