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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만명 ‘청약대군’ 몰린 부산 명지신도시 분양권전매 사실로

중앙일보

입력

지난 9월 문을 연 명지 더샵 퍼스트 월드 견본주택에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송봉근 기자

지난 9월 문을 연 명지 더샵 퍼스트 월드 견본주택에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송봉근 기자

지난 9월 ‘명지 더샵 퍼스트 월드’ 아파트 분양 당시 2000년대 이후 단일 단지로는 전국에서 역대 최다인 23만명의 청약자가 몰렸던 부산 강서구 명지동 명지국제신도시. 이곳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분양권 불법 전매가 사실로 드러났다.

경찰, 31일 분양권 팔고 중개한 22명 불구속 입건 #지난해 5·7월 분양·계약한 아파트 2곳에서 적발 #명지신도시는 공공택지여서 분양권전매 1년 제한 #분양권 전매 때는 계약무효,징역형·벌금형 처벌받아

1년 동안 전매가 제한된 명지신도시 내 공공택지 아파트의 분양권을 몰래 판 사람과 이를 알선한 중개업자가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된 것이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주택법 위반 혐의로 아파트 분양권을 팔고 이를 알선한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불구속 입건자 가운데는 주부 김모(43·여)씨 등 매도자 11명과 중개업자 윤모(40·여)씨 등 중개인 11명이 포함돼 있다.

분양권 전매가 적발된 아파트는 지난해 5월과 7월 각각 분양·계약이 이뤄진 명지신도시의 LH 오션타운과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 아파트였다. 이곳은 지난 9월 분양·계약된 ‘명지 더샵 퍼스트 월드’ 아파트보다는 적었지만 상당한 인기를 누렸던 아파트다. 부산시가 강서구 명지동 일대를 대대적으로 개발하면서 명지신도시의 부동산 열기가 높은 것이다. 하지만 이들 아파트는 공공택지에 분양된 아파트여서 계약일로부터 1년간 전매가 금지돼 있다.

부산 명지국제신도시 위치도.[뉴시스]

부산 명지국제신도시 위치도.[뉴시스]

경찰 조사결과 주부 김씨 등 11명은 분양권을 1건씩 매도해 적게는 700만원에서 많게는 5600만원까지 양도차익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매를 알선한 11명은 중개수수료를 적게는 20만원에서 많게는 230만원을 챙겼다. 분양권 전매를 알선한 중개사 가운데 오모(48·여)씨는 4건,윤모(40·여)씨는 3건을 각각 알선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아파트의 경우 세 차례 분양권이 전매되면서 최초 분양가격보다 65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

분양권 매도자 가운데는 주부와 회사원, 대출상담사, 간호조무사 등이, 알선자 가운데는 중개사와 주부, 회사대표, 운수업자 등이 포함돼 있다.

또 분양권 매수자 가운데는 무려 4건을 사들인 공무원 박모(52·여·7급)씨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주택법상 분양권 매수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어 박씨는 처벌을 받지 않게 됐다. 다른 매수자도 마찬가지다. 경찰은 과태료 부과 같은 조치를 할 수 있게 분양권을 불법매수한 박씨의 인적사항을 해당 자치단체에 통보했다.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 아파트를 전매할 경우 계약은 무효처리돼 아파트는 분양업체 소유가 된다. 매도자와 중개인은 징역형이나 벌금형 처분을 받게된다.

지난 9월 문을 연 명지 더샵 퍼스트 월드 견본주택에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송봉근 기자

지난 9월 문을 연 명지 더샵 퍼스트 월드 견본주택에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송봉근 기자

경찰은 “매도자와 중개인들이 불법 전매 단속에 대비해 분양권을 현금으로만 거래하고, 매도자의 변심을 막기 위해 권리 포기각서, 분양계약서 사본을 담보로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불법 전매 과정에서 양도소득세 탈루가 있으면 환수하고, 불법 알선한 공인중개사는 행정처분을 하도록 국세청과 관할 지자체에 통보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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