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국감] 전국에 극장 없는 지자체 66곳…‘극장 불모 지대’ 1위는 전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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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과 같은 문화시설이 대도시에 집중돼 있어 지방의 문화 소외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시ㆍ군ㆍ구 중 영화관 없는 지역이 66곳에 달한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 정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은 영화관’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 예산은 줄어들고 있었다.

전남 뒤 이어 경북ㆍ경남, 충북ㆍ강원 #문화 소외 해소 ‘작은 영화관’ 예산은 줄어

3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영화관 없는 지역 현황’에 따르면 전국 226개 기초 지자체 중 영화관 없는 지역은 66곳이었다. 전남 지역이 14개로 가장 많았고, 경북(13개), 경남(7개), 충북ㆍ강원(각 6개), 경기ㆍ부산(각 5개), 충남(4개), 대구(2개) 순이었다.

자료=노웅래 의원실, 영화진흥위원회

자료=노웅래 의원실, 영화진흥위원회

대도시에 해당하는 부산과 대구에도 영화관 없는 곳이 있었다. 부산의 경우 서구ㆍ동구ㆍ영도구ㆍ강서구ㆍ수영구에, 대구에선 남구ㆍ달성군에 영화관이 없었다.

극장에 가기 어려운 주민들에게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작은 영화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영화관이 들어선 적이 없거나, 수익성 악화로 폐관된 시ㆍ군 지역에 들어서는 영화관이다. 보통 50석을 넘기지 않는 좌석 수에 2개 정도의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다. 전북 장수군의 ‘한누리 시네마’가 최초였는데 운영 3년 차에 접어들며 흑자로 전환되자 성공 사례로 알려지며 전국적으로 작은 영화관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작은 영화관은 타 지역으로 ‘영화 원정’을 떠나야 했던 지역 주민들의 호응이 이어지며 올해에만 12개소가 문을 열었고, 내년에도 11개소가 신설될 예정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의 작은 영화관 관객은 150만 명을 돌파했으며 상반기까지 가장 많은 ‘1인당 관람횟수’를 기록한 지역은 강원 화천으로, 1인당 1.1회 관람했다. 전북 무주 지역이 1회, 강원 영월 지역은 0.9회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이를 지원하는 영진위의 ‘작은 영화관 기획전 사업’ 예산은 지난해 6억4000만원에서 올해 4억8000만원으로 25% 줄었다고 노 의원은 지적했다. 노 의원은 “작은 영화관의 개관을 요청하는 자치단체는 늘고 있지만 예산이 줄고 있어 문제”라며 “문체부와 영진위가 서로 협의를 통해 지원사업의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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