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서울 경복궁 근정전 앞마당에 조선 시대 과거장을 연상시키는 광경이 연출됐다. 유건(조선 시대 유생들이 쓰던 실내용 관모)과 도포(조선 시대 남자들이 통상예복으로 입던 웃옷)를 갖춰 입은 200여 명의 학생이 경복궁 근정전 앞에 자리했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역사·문화 퀴즈 대회인 ‘궁중 골든벨’을 위해 모인 것이다.
“세조 때 최황, 노사신, 강희맹 등이 집필을 시작하여 성종 7년(1476년)에 완성하고, 16년(1485년)에 펴낸 것으로 조선 시대에 나라를 다스리는 기준이 된 최고의 법전은?”
‘큰별쌤’ 최태성 EBS 한국사 강사가 퀴즈를 내자 대부분의 학생은 거침없이 답을 써내려갔다. 퀴즈는 고등교과서 수준의 한국사와 문화유산에 관한 내용을 다룬 총 40문제가 출제됐다. 머리 위로 들어 올린 답안지는 감독관들에 의해 재빠르게 정답과 오답이 걸러졌다. 정답자에게는 다음 문제를 풀 기회가 주어지고 오답자는 대기석으로 이동해 패자 부활전을 기다렸다.
이번 행사는 청소년들의 역사의식을 함양하고 문화유산의 의미와 가치를 재인식시키는 기회를 확산하고자 마련되었으며, 사전 신청을 한 서울 종로구 관내 6개 고등학교 학생 200여 명이 참가했다.
‘궁중 골든벨’ 최후의 1인이 된 대동세무고등학교 윤민기 학생(2학년)이 골든벨을 울렸다. 우승자에게는 상금 300만원이, 우승자 학교에는 300만 원 상당의 교육기자재가 제공됐다.
앞으로 ‘궁중 골든벨’은 지역 문화재와 연계한 예선을 거쳐 참가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지역 예선을 거쳐 선발된 학생들에게 근정전에서 열리는 최종 결선인 궁중 골든벨에 참가할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대회의 수준을 높여 나갈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문화재단 누리집(www.chf.or.kr)과 전화(02-2270-1232/1234)로 문의하면 된다.
사진·글 장진영 기자artj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