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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그리고 10만명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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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5호 04면

사라질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을 구입해 옛 모습을 되살리고 보전하는 일을 하는 문화유산국민신탁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습니다. 2007년 42명의 회원으로 시작된 ‘미약한’ 모습이었지만, 강산이 한 번 변하는 동안 회원 수가 무려 1만2000명으로 300배나 늘어나며 놀라울 정도로 ‘창대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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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0년 3월부터 문화유산국민신탁을 이끌며 키워온 김종규(78) 이사장은 “아직 배가 고프다”고 말합니다. “롤모델로 삼고 있는 영국의 내셔널트러스트는 120년 전통에 420만 명에 달하는 회원들이 든든한 후원자”라며 “우리도 회원 수 10만 명을 넘겨, 보다 많은 국민이 문화재 지킴이가 되어 소중한 문화유산을 후손들이 누릴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김 이사장이 늘 주창하는 ‘회원 10만 양병설’입니다.

23일 오후 덕수궁에서 열린 회원의 날 행사는 그 귀한 뜻에 동참한 회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10만 회원 확보를 소망하는 기원 대회였습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동계패럴림픽에서 개·폐회식 음악감독을 맡은 양방언과 소리꾼 장사익, 그리고 각국 전통 음악 무대가 가을날 고궁의 오후를 풍요로운 선율로 물들였죠.

매달 모이는 5000원, 1만원이 소설 『태백산맥』에 나오는 ‘남도여관’을, 일제가 팔아버린 워싱턴 대한제국 주미공사관을 복원해냈습니다. 또 어떤 문화재가 부활해 우리에게 다가올지 궁금해집니다. 아니, 궁금해해야 합니다.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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