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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암살자는 한 명 뿐”…당시 현장 경호원 증언

중앙일보

입력

“또 다른 암살자는 없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암살과 관련된 기밀 서류 일부가 26일(현지시간) 공개된 가운데 당시 현장이 있었던 비밀경호원이 “암살에 가담한 사람은 한 명이 확실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케네디 전 대통령이 총격을 받았을 당시 차에 뛰어 오르고 있는 경호원 킬린트 힐. [AP}

케네디 전 대통령이 총격을 받았을 당시 차에 뛰어 오르고 있는 경호원 킬린트 힐. [AP}

백악관 비밀경호국 역사에서 가장 전설적인 인물이기도 한 클린트 힐(85)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보고 현장에도 가 봤지만 리 하비 오즈월드 외에 총격에 가담한 사람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1963년 11월 22일 케네디 당시 대통령이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오픈카를 타고 가던 중 암살당할 때 같은 차의 뒤쪽에서 차로 올라타 영부인 재클린 케네디와 케네디 대통령을 몸을 던져 보호했다. ‘황홀함(Dazzle)’이라는 암호명을 지녔던 그는 재클린 케네디의 경호 담당이었다.
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총알은 3번 발사됐다. 내가 더 빨리 움직이지 못한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암살자가 있다는 음모론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 자신이 현장에 있었다는 점을 들었다.

재플린 경호원이었던 힐, “현장 상황 재구성보니 확실” # 총격 당시 차량 뒤에서 뛰어들어 케네디 부부 보호 # “메를린 먼로와 케네디 염문설도 음모론” #

한때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 사건의 고통 때문에 수년간을 집 지하실에서 스스로 외부와 연락을 끊고 지냈던 힐은 1990년 이후 자신이 직접 사건의 진실을 알아보기 위해 오스왈드가 총을 쐈던 댈러스의 옛 교과서 보관창고 6층을 찾기도 했다. 그는 “사격 당시의 날씨를 생각하고, 오스왈드가 어느 장소에 있었는지 또 우리는 어디에 위치해 있었는지 등 할 수 있는 모든 사항을 체크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기밀문서를 공개한 것과 관련해 힐은 “대통령직을 수행하는데 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암살자 오스왈드가 지난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내 경쟁자였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부친과 관련있다는 설이 왜 돌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선거 운동 중에 경선 라이벌이었던 크루즈 상원의원 아버지 라파엘 크루즈가 오스왈드와 사건 전 함께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케네디 전 대통령 부부를 경호하고 있는 클린트 힐. [클린트 힐 홈페이지 캡쳐]

케네디 전 대통령 부부를 경호하고 있는 클린트 힐. [클린트 힐 홈페이지 캡쳐]

힐은 2012년 회고록 『케네디 여사와 나』(Mrs. Kennedy and Me)를 통해 당시 상황과 자신의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책을 낼 당시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영부인이 암살 직후 ‘그들이 이 사람의 머리를 쐈어요. 그들이 무슨 짓을 한 거예요’라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또 저격 며칠 후 영부인이 사망한 남편을 보러 갔을 때 자신에게 가위를 가져다 달라고 해 갖다 줬더니 남편의 머리카락을 채취했다고 기억했다.
일부 음모론자들은 당시 차 뒤에 따라오던 힐도 사실은 암살에 가담한 상태였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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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은 케네디 전 대통령과 메를린 먼로의 염문설에 대해서도 “음모론”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케네디 대통령과 많은 시간을 같이 했지만 한 번도 먼로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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