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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윤송이 부친 피살사건 용의자 검거, "계획범죄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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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 부친, 양평동호회 모임 후 숨진 채 발견. 용의자 전북 임실 국도에서 검거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이자 김택진 대표의 장인이 양평군의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26일 경찰이 사건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이자 김택진 대표의 장인이 양평군의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26일 경찰이 사건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택진(50) 엔씨소프트 대표의 장인이자 윤송이(42) 사장의 부친인 윤모(68)씨 피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추정되는 A씨(41)가 경찰에 붙잡혔다.

집 앞 주차장 근처 시신 발견 경찰수사 #상당한 양 피 흘려 이미 사후강직 보여 #윤씨 소유 벤츠차량 5km떨어진 지점발견 #블랙박스 뜯기도 차량내에선 혈흔 나와 #"CCTV속 40대 남성 차 주차한 뒤 도주" 추적 #경찰, 전북 임실 국도 위에서 용의자 검거

윤씨는 지난 25일 오후 5시쯤 악기연주 동호회에 참석한다며 자택을 출발한 뒤 다음날 오전 7시 17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 부인은 집 앞 주차장에 남편의 검은색 벤츠 차량이 보이지 않고, 핏자국이 발견되자 경찰에 신고했다.

윤씨 집 구조는 대문 앞에 주차장을 만든 형태인데 윤씨 부인(67)이 주차장 끝 쪽에서 혈흔과 함께 윤씨를 처음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은 윤씨의 목에서 예리한 흉기에 찔린 것처럼 보이는 상처를 발견했다. 얼굴과 목을 찔린 상처가 검안 과정에서도 확인됐다.

이날 오전 11시쯤 숨진 윤씨의 벤츠 차량이 시신 발견지점에서 5㎞ 떨어진 문호리 한 공터에서 발견됐다. 윤씨 차량 문은 잠긴 상태였다. 차량 내부 감식에서 혈흔이 나왔다. 차량 블랙박스는 없었다. 윤씨 휴대전화와 지갑도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을입구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에 전날 오후 5시10분 A씨가 자신의 현대 i30차량을 몰고 윤씨 전원주택 방향으로 이동한 장면이 확인됐다. 또 오후
11시45분쯤 윤씨의 벤츠 차량을 마지막으로 운전한 A씨의 모습이 포착됐다.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가 탄 차량. [사진 전북지방경찰청]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가 탄 차량. [사진 전북지방경찰청]

양평경찰서는 휴대전화 위치 추적, 차량 수배 등을 통해 A씨가 26일 오후 3시11분쯤 전북 순창 IC를 통과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수사 선상에 올렸다.

양평경찰서의 요청으로 공조에 나선 전북 순창경찰서는 이날 오후 5시45분쯤 윤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용의점이 있는 A씨를 전북 임실군 덕치면 전주 방향 국도 위에서 체포했다. A씨는 i30 차량을 몰고 달아나던 중이었다. 순찰차로 가로막아 검거했다.

순창경찰서 강력팀 형사 4명이 A씨를 붙잡았다. 검거 당시 혼자였던 A씨는 경찰에 반항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경찰에 “나는 범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시 진한 회색 바지에 구두를 신고, 밤색 골프웨어 긴팔 티를 입고 있었다.

양평경찰서는 A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이날 오후 6시30분쯤 수사관을 순창으로 급파했다. A씨가 도주할 때 탔던 차량은 전북경찰청 과학수사계에서 감식 중이다.

양평 경찰서는 A씨 신병을 넘겨받는 대로 살인 혐의에 대해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계획 범죄 가능성과 우발적 강도살인 가능성을 두루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공범이 있거나 청부살인일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피살된 윤씨는 한국증권금융 상무를 지낸 뒤 2002년 퇴임했다. 퇴임 후 10년전쯤 양평으로 귀촌했다. 현재 거주하는 집을 지어 이사를 왔다고 한다. 윤씨 집 주변은 고급 전원주택 등이 몰려 있다. 소형 주택까지 포함해 100여가구 정도가 산다. 유명 여성 한류 스타 이모씨 주택도 이 부근에 있다. 병풍처럼 펼쳐진 야산 중간 중간 난 도로를 따라 집이 들어섰다.

윤씨 피살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 실리콘밸리에 체류중이던 윤송이 사장은 급거 귀국중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숨진 윤씨 등 가족 곁을 지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대표는 지난 2004년 이혼 후 2007년 11월 윤 사장과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한글과 컴퓨터’ 창업 멤버였던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를 창업, 온라인 게임 ‘리니지’ 시리즈를 크게 성공시켰다. 최근 모바일용 리니지 광고영상에 직접 출연해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윤 사장은 서울과학고와 카이스트(KAIST)를 수석 졸업하고 미국 MIT 미디어랩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8살의 젊은 나이로 SK텔레콤 상무에 영입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 대표와 결혼한 뒤 엔씨소프트 사장(Global CSO)으로 근무 중이다.

양평=김민욱·최모란 기자, 순창=김준희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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