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사랑한 대통령들의 가지각색 시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시구를 선보였다. 문 대통령은 평소에도 야구를 좋아하는데 특히 롯데자이언츠 팬으로 알려져 있다.

역대 대통령들도 야구 사랑으로 유명했다. 능숙한 폼으로 시구를 즐겼던 역대 대통령들의 사진을 모아봤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7년 4월 25일 제1회 대통령배 고교야구 개막전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7년 4월 25일 제1회 대통령배 고교야구 개막전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프로야구가 없던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7년 4월 25일 제1회 대통령 배 전국 고등학교 야구대회에서 시구를 선보였다. 대통령이 고교야구대회에서 시구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은 파란 운동모자를 쓴 채 시구 전 상의를 벗어던진 후 공을 던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2년 프로야구 개막식에서 시구하고 있다. [중앙포토]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2년 프로야구 개막식에서 시구하고 있다. [중앙포토]

1982년 3월 27일 출범한 프로야구 개막식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시구하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부인 이순자 여사와 함께 서울운동장 야구장을 찾아 시구한 뒤 선수들을 격려하고 경기를 참관했다. 이날 대통령의 시구는 구심을 교체하고 금속 탐지기를 설치하는 등 각종 에피소드를 만들어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4년 한국시리즈 개막전 시구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4년 한국시리즈 개막전 시구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다음 대통령의 시구는 12년 후인 1994년에 이루어졌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내무부장관 시절 고교야구대회에서 시구한 바 있으나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시구에 나서지 않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4년 LG와 태평양이 맞붙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 시구자로 나섰다. 한국시리즈에서 시구한 최초의 대통령이다. 국회의원 시절 친선 야구경기에 출전했을 정도로 야구 사랑이 남달랐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5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2년 연속 시구자로 나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시구하고 있다. [중앙포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시구하고 있다. [중앙포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7월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시구했다. 그는 노바운드로 스트라이크에 가까운 공을 던져 박수를 받았다. 당시 대통령 경호실 요원들은 관객 사이사이에 평상복 차림의 관중으로 위장해 자리 잡았고, 근접 경호요원은 심판복을 입고 2루심을 맡았다. 그러나 주심이 갖고있는 야구공 주머니를 차고 있다가 네티즌에 의해 신분이 발각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린 잠실구장을 찾아 ’깜짝‘ 시구를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운동화를 신고 ’2013 코리안시리즈‘가 적힌 후드티를 입고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이전 대통령들이 셔츠를 입고 구두를 신은 채 시구한 것과는 달랐다. 당시 류대환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부장은 “이날 오전에야 시구가 가능하다고 최종 연락이 왔다”며 “태극마크가 새겨진 글러브와 한국시리즈 옷을 별도로 준비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1년 9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사랑의 키스타임’ 때 김윤옥 여사와 키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1년 9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사랑의 키스타임’ 때 김윤옥 여사와 키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에는 수차례 시구했지만 대통령 재직 시에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 2008년 개막전에서 시구를 하려다 일정이 일찌감치 알려지면서 경호 문제로 취소되기도 했다. 대신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1년 9월 가족들과 잠실구장을 찾았을 때 부인 김윤옥 여사와 ’키스타임‘을 나눠 화제가 됐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