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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이어 감독으로, 축구 지존이 된 지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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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지네딘 지단. [AP=연합뉴스]

지네딘 지단. [AP=연합뉴스]

현역 시절 지구촌 최고 미드필더가 최고 감독이 되어 돌아왔다. 2017년 한 해, 전 세계 축구선수와 지도자 중 최고를 가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시상식에서 ‘필드의 마에스트로’ 지네딘 지단(45·프랑스)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최고 지도자로 뽑혔다.

FIFA 올해의 감독상 영예 #스타 군단 레알 잡음없이 이끌어 #지난 시즌 3관왕, 올 6관왕 도전 #이민자의 아들 경험 바탕으로 #다국적 스타 선수들 마음 녹여 #지단 “감독이자 동료로 역할 즐겨” #호날두, 올해의 선수 2연속 수상 #베스트일레븐에 5명 ‘레알 잔치’

지단 감독은 2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7 베스트 FIFA 풋볼 어워드’에서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211개 FIFA 회원국의 대표팀 감독과 주장, 축구 전문기자와 팬 투표를 25%씩 합산한 결과, 지단 감독은 46.22%를 득표해 1위에 올랐다. 11.62%의 2위 안토니오 콘테(48·이탈리아) 첼시 감독, 8.78%의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50·이탈리아) 유벤투스 감독을 멀찌감치 제쳤다.

지난해 1월 지단 감독이 레알 사령탑에 오르자 축구 전문가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2006년 은퇴한 뒤로 레알 1군 코치와 2군 감독을 경험한 게 지도자 이력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언론은 현역 은퇴 무대였던 2006 독일 월드컵 결승전에서 이탈리아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44·첸나이)와 신경전을 벌이던 지단이 상대를 머리로 들이받고 퇴장당한 이력까지 문제 삼았다.

풋볼어워즈표

풋볼어워즈표

지휘봉을 잡은 지21개월밖에 되지 않은 ‘초짜’ 사령탑이었지만, 지단 감독은 스타들이 즐비한 ‘거함’ 레알을 잡음 없이 이끌었다. 비결은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선수 관리 시스템에 있었다. 지단 감독은 레알에 부임하자마자 훈련량을 대폭 늘렸다.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선수에겐 출전 기회를 주지 않았다. 호날두를 비롯한 팀 내 핵심 선수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불만을 표출하는 선수는 대화로 다스렸다. 현역 시절 세계 최고 선수로 명성을 크게 얻었던 지단 감독은 레알의 간판선수이기도 했다. 2001년 유벤투스(이탈리아)에서 레알로 이적하면서 기록했던 이적료 7500만 유로(896억원)는 당시 역대 최고액수였다. FIFA 올해의 선수상도 세 차례(1998·2000·2003년) 받았다. 그는 전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뛰는 선수의 부담감을 누구보다 잘 안다. 알제리계 이민자 2세로, 프랑스 대표팀 주장을 맡아 다양한 인종적, 문화적 배경을 지닌 선수들을 통솔한 이력도 있다. 선수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진심을 담아 조언하는 지단 감독의 열린 리더십에 불평하던 선수들도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상대팀 전술과 특징에 맞춰 매 경기 선수 구성을 달리한 것도 도움이 됐다. ‘붙박이 주전’을 없애고 모든 포지션에 로테이션 시스템을 도입한 지단 감독의 파격은 레알 선수들이 시즌 막판까지 집중력과 긴장감을 유지한 비결이었다. 올 시즌 레알은 6관왕에 도전 중이다. 이미 수페르코파(정규리그 우승팀과 FA컵 우승팀간 대결)와 유럽축구연맹(UEFA) 수퍼컵(챔피언스리그 우승팀과 유로파리그 우승팀간 대결)을 차지했다. 여기에 2017~18시즌 라 리가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스페인 국왕컵(FA컵), FIFA 클럽월드컵 우승트로피를 노린다.

지단 감독은 FIFA 선정 올해의 선수상과 감독상을 모두 받은 첫 번째 인물이지만, 스스로를 낮췄다. 그는 “선수들은 늘 나보다 몇 배 더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 선수들이 놀라운 능력을 하나로 모아서 많은 걸 이루는 장면을 항상 지켜봤다”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지단 감독의 지도 아래 레알은 ‘2017 베스트 FIFA 풋볼 어워드’를 자신들의 축제로 만들었다. 2016~17시즌 3관왕(라 리가·챔피언스리그·클럽월드컵)에 오르며 강한 인상을 남긴 게 연이은 수상의 영광을 만들었다. 간판스타 겸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포르투갈),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27·독일)와 루카 모드리치(32·크로아티아), 수비수 마르셀루(29·브라질), 세르히오 라모스(31·스페인)가 2017년 세계축구 베스트일레븐에 이름을 올렸다. 5명 모두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이다.

호날두는 FIFA 올해의 선수상을 2년 연속 수상하며 ‘레알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득표율은 43.16%.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30·아르헨티나)는 19.25%, 파리생제르맹의 네이마르 다 실바(25·브라질)는 6.97%였다. 한국 축구대표팀 신태용(47) 감독과 주장 기성용(28스완지시티)은 각각 메시와 호날두를 1순위로 적어 냈다.

지네딘 지단은 …

●생년월일: 1972년 6월 23일(프랑스 마르세유 출생)
●체격: 키 1m85㎝, 몸무게 79㎏
●선수 시절 포지션: 공격형 미드필더
●선수 시절 주요 경력: 월드컵 우승(1998), 유로 우승(2000),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2001~02),
FIFA 올해의 선수상 3회(1998, 2000, 2003)
●특기: 마르세유턴(한 발로 공을 정지시킨 뒤 몸을 360도 돌려 상대를 따돌리는 기술)
●감독 주요경력: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2015~16, 2016~17),
스페인 리그 우승(2016~17) FIFA클럽월드컵 우승(2016)
●별명: 마에스트로(명지휘자)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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