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당대회에서는 정치국 상무위원 등 당 지도부 개편뿐 아니라 군부 수뇌부 개편도 이뤄진다. 인민해방군을 지휘하는 상급기관이자 군사문제에 관한 최고 결정기구인 중앙군사위원회가 당 직속 기구이기 때문이다. 24일 발표된 당 중앙위원 204인의 명단을 통해 곧 단행될 수뇌부 개편을 점쳐 볼 수 있다. 대체로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정치국원, 위원은 중앙위원을 겸직하는 게 관례기 때문이다. 중앙위원에 발탁된 군부 인사들의 면면으로 볼때 군사위는 압도적으로 시주석 측근 인맥이 장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판창룽(范長龍)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창완취안(常萬全) 국방부장의 이름은 중앙위원 명단에서 사라졌다. 두 사람은 은퇴가 확실시되는 인물들이다.
반면 쉬치량(許其亮)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중앙위원에 포함됐다. 그의 유임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대목이다. 쉬치량은 후진타오 시기에 발탁됐지만 시진핑과도 사이가 각별하다. 40여년간 공군에 몸담으며 대대장과 사단장, 공군사령관 등을 두루 거쳤다.
시진핑 주석의 군부 인맥 가운데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장유샤(張又俠) 장비발전부 부장과 먀오화(苗華) 정치공작부장은 중앙위원 명단에 포함됐다. 또 최근 연합참모부 참모장으로 승진한 리쭤청(李作成) 상장, 웨이펑허(魏鳳和) 전 로켓군 사령원, 가오진(高津) 전략지원군 사령관이 204명의 중앙위원 명단에 들어갔다.
장유샤는 중국 국산 항공모함 건조나 위성발사 등 군 무기 현대화를 총지휘한 인물이다. 장 전 부장은 중국 군부에서 시진핑 주석과 가장 가까운 인물로 부자 2대에 걸쳐 인연이 깊다. 장의 부친 장쭝쉰(張宗遜)은 시 주석의 아버지 시중쉰(習仲勳)의 고향 친구이자 전우였다.
먀오화 부장은 시 주석 집권기에 계급장을 두 번 바꿔 달 정도로 초고속 승진을 했다. 시 주석과 푸젠(福建)성에서 맺은 오랜 인연 덕택이란 게 정설이다. 먀오 부장은 1969년 입대한 이래 2005년까지 줄곧 푸젠에 위치한 31집단군에 근무했다.
리쭤청 연합 참모부 참모장도 군부 내 대표적인 시진핑 인맥이다. 리 참모장은 2012년 시 주석 집권 후 승승장구해 2013년 청두(成都)군구 사령원으로 임명됐으며, 2015년에는 상장(대장)으로 승진했다. 과거 군 서열 10위권 밖에 있던 리는 시진핑 덕에 서열 3위로 뛰어오르는 쾌속 승진을 했다. 그는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중월전쟁)에 참전한 경험으로 중국 내에서는 '전쟁영웅'으로 불린다.
가오진(高津) 전략지원군 사령관은 시진핑 집권 후 중장으로 승진해 군사과학원장을 역임했다. 전략지원군은 중국판 스타워즈인 우주·사이버 전쟁을 대비해 신설됐다. 가오진은 최연소 '정대군구급'(군내 장관급 이상 고위직) 장성이 됐던 인물이며 그의 승진을 두고 시 주석과 가까운 '난징계(南京系)'의 약진이란 해석이 나왔다.
한편 중앙위원 명단과 함께 발표된 중앙기율검사위 위원 명단에는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빠지고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 부장이 들어갔다. 정년 규정을 준수하며 물러나는 왕 서기를 대신해 자오러지 부장이 차기 상무위원 겸 중앙기율위 서기로 선출될 것이 확실시된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