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실시된 일본 총선거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총재로 있는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연립 여당이 압승한 가운데 일본 매체의 독특한 선거방송이 눈길을 끈다.
일본의 MBS 방송은 이날 선거 개표 방송을 진행하며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게임을 보는 것 같은 그래픽을 선보였다. 3 장의 캐릭터 카드에 들어간 후보들은 전투(Battle)를 벌였다.
캐릭터 카드의 그래픽은 각 당의 특징을 살려 제작됐다. 이번 선거에서 29석을 획득한 공명당의 대표색은 하늘색이다. 부드러운 이미지의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는 바이올린을 켜는 모습으로 표현됐다.
자민당은 대표색인 붉은색으로 표현됐다. 선거 유세 중 남색 양복을 입고 두 팔을 쭉 펴는 포즈를 취한 아베 총리의 모습이 귀여운 캐릭터로 변신했다.
희망의 당 대표인 고이케 유키로 도쿄도지사는 교복을 입은 여학생 캐릭터도 그려졌다. 고이케 도지사의 인기에 힘입어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던 희망의당은 안타깝게도 중간 개표에서 49석을 얻는 데 그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민진당 출신의 진보·개혁파 의원들이 창당한 입헌민주당은 대표색인 파란색이 잘 표현됐다. 특히 짧은 선거 기간 원내 1, 2당의 입지를 구축한 에다오 유키오 대표의 처진 눈이 캐릭터에도 녹아들었다.
애니메이션 형식의 일본 선거 방송을 본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지난 5월 대선 선거방송과 비교하며 “그래도 한국 선거 방송만은 못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아베 총리의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연립 여당이 개헌 발의선을 확보하는 등 압승을 거두면서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위한 개헌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가 내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도 승리하면 2012년 12월 이후 3차례 9년 총재를 맡게 되면서 최장수 총리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