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은 좋은 사람…北 다룰 매우 중요한 힘 가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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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독일 함부르크에서 정상회담을 갖기 전 악수하고 있다. 이날 두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째 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등 양국 관심사를 논의했다. [함부르크 AP=연합뉴스]

지난 7월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독일 함부르크에서 정상회담을 갖기 전 악수하고 있다. 이날 두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째 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등 양국 관심사를 논의했다. [함부르크 AP=연합뉴스]

아시아 순방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나섰다. 중국에서 현재 차기 지도부를 논의하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아침(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발 위기와 관련해 “어떤 것에도 준비가 돼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시진핑 주석에 대해 “좋은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또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우리는 지켜볼 것”이라며 “믿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매우 준비돼 있다”고도 말했다.

지난 6월 29일 미국 정부가 북한의 돈세탁 우려기관으로 지정해 자국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시킨 중국 단둥은행의 선양분행. [사진 연합뉴스]

지난 6월 29일 미국 정부가 북한의 돈세탁 우려기관으로 지정해 자국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시킨 중국 단둥은행의 선양분행. [사진 연합뉴스]

이날 트럼프는 현재 중국이 진행 중인 독자제재를 언급하며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강조했다. 트럼프는 “중국은 북한의 금융시스템을 차단하고 있고, 석유 수출도 줄이고 있다”며 “특히 금융시스템과 관련한 것은 (미국과) 연동돼 있기 때문에 우리도 들여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전문가들은 중국 공산당대회와 맞물려 ‘시진핑 1강’ 체제가 더욱 강화되는 시점에서 트럼프가 시 주석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이 같은 발언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주장해온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국과의 빅딜설’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키신저는 중국이 북한 김정은 정권의 붕괴를 끌어낸다면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는 다음달 초 아시아 순방에서 시진핑과 만나 더 강한 대북 압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선 국회연설과 비무장지대(DMZ) 시찰, 주한미군이 집결한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방문 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폭스뉴스 인터뷰서 중국 역할론 재차 강조 #"北 금융시스템 막고 석유수출도 줄여" 칭찬 #다음달 시 주석 만나 더 강한 압박 요구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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