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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일자리 낳는 창업교육에 대학 미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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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진미석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진미석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대학 교육의 팽창과 고용 없는 성장으로 2000년대 이후 한국에서 대졸 청년층의 취업난은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고용부, 교육부, 산자부 등 정부부처와 대학은 청년취업률을 높이기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을 해왔다.

특히, 10여 년 전부터 정부는 대학 재정지원사업의 핵심지표로 대졸자 취업률을 활용하면서 각 대학에서는 취업률 제고에 열을 올렸다.

그런데도 대졸자들의 전체취업률은 60% 언저리에서 변화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10년 전에 비해 대졸자의 정규직 취업률은 10%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대졸자가 선호하는 괜찮은 일자리는 7만5000개나 줄었다.

우리나라의 청년취업난은 현재의 일자리 판을 바꾸지 않는 한 교육기관이나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소할 수 없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전체 일자리 파이가 커져야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좋은 일자리 창출은 산업계, 정치계, 교육계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해결할 수 있다. 관련 집단들은 이 그림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협업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큰 그림판에서 대학은 응당 본연의 임무인 교육을 통해서 응답해야 한다. 기존의 일자리는 대학에서 직접 창출할 수 없지만 3D 프린터가 웅변하는 초지능, 초연결시대인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는 교육을 통해서 일자리 창출에 보다 직접 기여할 수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지식기반 스타트업이거나 사회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사회적 벤처기업을 통해서 주로 이루어진다.

이런 업들은 앙터프레너십(‘업’을 일으키는 기업가정신)을 가진 이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앙터프레너십교육(창업교육)은 교육과 일자리 창출을 연결하는 핵심적이고 직접적인 고리가 될 수 있다.

앙터프레너십은 삶의 문제와 기회를 포착하는 안목, 기술과 방법을 창의적으로 개발 혹은 동원하는 창의성, 그리고 함께 일하는 팀워크, 의사소통역량과 스스로를 절제하는 자기관리역량 등을 포괄하는 핵심역량이다. 스탠포드대학, 홍콩과기대학 등 세계유수대학에서 체계적이고 창의적인 기업가정신 교육을 많은 학생에게 제공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우리 대학도 취업률이라는 숫자에 집착하기보다는 교육과 일자리에 관한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해야 한다. 어떤 전공이든 간에 학생은 프로젝트로 적어도 한 학기 정도 기업가정신 교육을 받고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받아야 한다.

청년취업난과 관련한 정부의 대학지원도 창업·창직 교육 중심으로 집중돼야 한다. 세계경제도 녹록치 않은 지금, 청년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한국이 재도약의 날개를 펴기 위해서는 앙터프레너십교육이 중요하다.

진미석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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