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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팬들의 실망 인정한다...11월부터 좋은팀 만들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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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팬들의 실망을 인정한다. 11월부터 좋은팀을 만들겠다."

신태용(47)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말했다.

앞서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2연패를 기록한 신 감독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은 지난 7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와 평가전에서 2-4로 지고, 11일 스위스에서 가진 모로코와 평가전에서는 1-3으로 패했다. 신 감독은 독일에서 외국인 코치 후보 면접을 갖고 2018 러시아 월드컵 베이스 캠프 후보지를 돌아봤다.

애초 이날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었지만 팬들의 항의 시위로 취소했다.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축사국)' 회원 5명이 오전부터 공항에서 항의시위를 펼쳤다. '한국 축구 사망했다', '문체부는 축협 비리 조사하라'고 적힌 걸개를 걸고 신 감독과 김호곤 기술위원장 사퇴 등을 주장했다. '축사국'은 성명서를 통해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집행부 총사퇴,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 영입, 신태용 감독과 김호곤 기술위원장 퇴진, 문체부의 대한축구협회 감사 등을 요구했다. 인터넷 회원이 2000여명인 '축사국'은 지난달 23일 축구협회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했다. 공항 인터뷰를 취소한 신 감독은 이날 오후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왼쪽)과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유럽 원정 평가전을 마치고 2018 러시아 월드컵 베이스캠프 후보지를 둘러본 후 15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왼쪽)과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유럽 원정 평가전을 마치고 2018 러시아 월드컵 베이스캠프 후보지를 둘러본 후 15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귀국길에 항의하는 일부 팬들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독일, 러시아를 거쳐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오지는 못했다. 축구팬들이 실망하고 마음 편하게 보진 않았을거다. 공항에서 이런 불상사가 일어날거라고 전혀 생각 못하고 들어왔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지만 그런분들도 축구를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에서 외국인 코치 후보와 미팅을 하고, 러시아에서 베이스캠프 후보지를 둘러보고 왔다.
"여러명 만나서 미팅을 하고 진취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몇몇분은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고민을 하고 있다. 협회와 상의해서 이르면 11월에 합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러시아 베이스캠프 후보지 여러곳을 봤다. 대표팀이 6월에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기 위해 도움이 많이 된거 같다."

-구체적으로 팬들의 실망감을 어떻게 돌리겠는가.
"인정할건 인정한다. (국내파와 해외파를 아울러) 선수들을 포지션별로 제대로 갖추고 갔다면 실망이 아닌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을거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K리그 막판 일정을 감안해 해외파만 뽑은건) K리그와 상생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K리그가 살아야 대표팀이 살수있다. 위험 안고 있었지만 상생의 길로 가야한다는 마음으로 결정했다. 수비조직력과 경기력에서 불안요소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11월부터는 내년 6월 월드컵에 나갈 선수들로 기본틀과 축을 만들겠다. 조직력과 이길수 있는 경기력을 만들어나가겠다."

-많은 부분이 개선되어야할 것 같다.
"난 공격축구를 좋아하는 지도자 중 한 명이지만, 축구는 이기기 위해서는 수비가 먼저되어야 한다. 11월부터는 수비조직 다지고, 팀이 하나가 되게끔 만들어야한다. 소속팀에서 경기에 나가면서도 희생할 수 있는 선수들을 발굴해 수비는 탄탄하면서도 공격적으로 나갈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월드컵에서 우리보다 못한 팀은 절대 없다고 생각한다."

-9월 FIFA랭킹이 51위인데, 10월에는 급추락이 예상된다.
"우리가 못이겨서 FIFA랭킹이 떨어졌다. 좀 더 끌어올리면 좋겠지만 12월 조추첨 때 포트4에 들어갈 것 같다. 지금은 FIFA 랭킹보다는 월드컵에 어떻게 잘할 수 있을지 로드맵을 생각하고 있다."

 15일 오전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 귀국이 예정된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 ’ 회원들이 ‘한국 축구 사망 ’ 현수막을 펼치고 최근 부진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15일 오전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 귀국이 예정된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 ’ 회원들이 ‘한국 축구 사망 ’ 현수막을 펼치고 최근 부진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히딩크 감독 재영입설 등 여론이 좋지않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최종예선 2경기를 남겨두고 목표는 좋아하는 축구를 버리더라도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이라고 분명 이야기했다. 소기 달성했다고 생각했는데 불상사가 생겼다. (히딩크 감독 재영입설에 대해) 전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이런 부분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생각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앞으로 더 잘나갈 수 있는것만 생각하고 있다."

-선수들이 투지없고 맥없는 플레이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우리 선수단 책임자로서 어느정도 인정한다. 우리 선수들이 좀 더 헝그리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2연전은 정상적인 멤버가 아니다보니 더 강하게 주입못한건 인정한다. 11월부터는 저부터라도 정신력을 강하게 하겠다. 우리 국민들과 팬들이 원하는걸 좀 더 각인시키겠다."

-수비진이 중국,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 중심이다. K리그 선수들을 좀 더 발굴할 계획이 있는가.
"다 생각하고 있다. 우리 K리그 선수들도 더 많이 보겠다. 월드컵에 나갈 기둥을 중심으로 붙일 수 있는 선수들도 찾겠다. 코치진과 대화를 통해 과감하게 해나가야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결과를 보여주지 않으면 여론이 잠잠해지지 않을것 같은데.
"여론이 안좋은건 인정한다. 하지만 평가전을 아무리 잘하고 월드컵에서 못하면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11월과 내년 3월 국내에서 평가전에도 우리가 부를 수 있는 최고의 팀을 불러달라고 협회에 요청했다. 그래야만 우리가 필요한걸 느낄수 있다. 평가전에서 희희낙락하고 본선에서 전패하는 것보다 지금 매를 맞더라도 준비하는게 낫다. 지금은 비록 힘들더라도 6월엔 인정받을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괴로울 것 같다. 만약 향후 경기들에서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배수의 진'까지 생각하고 있나.
"힘들다. 지금 답변을 해야하는가. 이번 유럽 2연전은 저한테 도움이 됐다고 말씀드렸다. 이제부터는 팀에 중심이 될 선수들을 갖고 축구를 끌고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코치진까지 합류할 경우 코치진까지 단결해 강한 주문을 요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동아시안컵도 그냥 나가는 대회가 아니라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대회를 하도록 준비하겠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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