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회사에서 한국처럼 야근했더니…'일주일 근무 정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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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N '행복난민' 방송 캡처]

[사진 tvN '행복난민' 방송 캡처]

덴마크 회사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이진호씨가 한국에서처럼 야근과 주말 출근을 했더니 회사로부터 '경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8일 방송된 tvN 예능 다큐멘터리 '행복난민'에서는 덴마크의 건축회사 'BIG'에 다니는 이씨가 출연해 두 나라 회사 생활의 차이점을 비교했다.

이씨는 "한국은 출근할 때 출근 시간, 퇴근할 때 퇴근 시간을 찍어 총 회사에 있었던 시간을 계산하지만, 덴마크에서는 제가 양심적으로 일한 시간을 정확히 입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 10시간을 회사에 있었어도 커피 마시는 시간, 점심 먹는 시간은 제외하고 순수하게 일한 시간만 계산해 입력한다는 것이다.

그는 "검증하시는 분들이 굳이 와서 '너 왜 거짓말하냐'고 물어보는 일은 사실상 생기지 않는다"며 "CCTV도 걸려있지 않다. 양심적으로 지키는 선이 있다"고 직원들에 대한 신뢰를 한국 회사와의 차이점으로 꼽았다.

[사진 tvN '행복난민' 방송 캡처]

[사진 tvN '행복난민' 방송 캡처]

이씨는 또 "사실 업무 강도는 한국보다 더 심하다. 시간당 일의 강도를 생각하면 훨씬 높다"며 "여기선 제가 100시간을 일하면 효율성 없는 애로 평가받는다"고 밝혔다. 오랜 시간 일할수록 효율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 빠른 시간 많은 일을 처리하려고 하다 보니 업무 강도는 더 높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처음 입사했을 때 매일 야근하고 한국 사람처럼 최선을 다해서 일했다. 주말에도 안 시켜도 나와서 일했다"며 "그랬더니 인사팀에서 메일이 오더라. 경고를 받고 다음 일주일 동안 출근을 못 했다"고 설명했다. 너무 많이 일을 하면 이씨의 삶이 무너지고, 균형을 잃으면 오래 일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덴마크 회사 측의 설명이었고 결국 일주일 강제 휴가를 받은 것이다.

이씨는 "한국에서 일할 때는 무언가의 부품처럼 정해진 흐름에 저의 역할이 정해져 있었지만 여기는 모든 것의 선택권이 저에게 있다"며 "오늘 집에 몇 시에 갈지, 내일 회사에 몇 시에 올지를 선택할 수 있고 제게 선택권이 있으니 회사 생활이 즐거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 tvN '행복난민' 방송 캡처]

[사진 tvN '행복난민' 방송 캡처]

이어 "책임감이 더 크다. 동전의 양면처럼. 그렇다보니 자율적으로 야근하는 사람이 많다"며 "제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야근을 하더라도 누가 시켜서하지는 않는다. 업무강도는 훨씬 센데 자신이 선택했으니 야근을 하더라도 행복하지 않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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